10월 들어 증가율 3배 ‘껑충’

내부현금 바닥난 중기 속출

한은도 “한계기업 급증” 경고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중소기업의 이자상환유예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원금상환은 커녕 이자를 갚기도 어려운 중소기업이 더 늘었다.

25일 은행연합회가 지난 7월 말부터 집계를 시작한 중소기업 이자상환유예 현황을 보면 10월 말 이자상환유예 신청 금액은 903억원을 기록했다. 9월 말 740억원 보다 22% 늘었다. 8월 4.7%, 9월 6.9%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 신청이 급증한 셈이다. 은행연합회 통계는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 접수된 규모를 합한 수치다.

정부가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위해 지난 4월 이자상환유예 제도를 시행했지만 중소기업 신청은 많지 않았다. 금융위원회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집계한 이자상환유예 현황을 보면 제도 시행 첫 달인 4월 200억원 넘게 신청됐지만, 지난 7월에는 5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당시 금융위는 “대부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자를 상환하고 있으며, 4월 이후 상환유예금액도 크게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그러들던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지난 9월 말 이후 이자상환유예 신청이 급증했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전체적인 기업 경기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일부 업종의 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이런 기업들은 내부 현금이 바닥나면서 이제는 이자마저 내기 어려운 처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자상환유예 신청 대상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는 지난 3월말 이전에 실행된 대출에 한해서만 신청이 가능하다. 4월부터 나간 대출에까지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 못하는 ‘좀비 기업’만 더욱 양산한다는 반론이다.

한국은행은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기업 비중이 47.7~50.5%로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현재 진짜 걱정은 개인대출보다 기업대출”이라며 “한계 기업의 부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