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내자’ 안건 반대 96표, 찬성 21표로 부결
문건 적절성 여부 판단하지 않아…尹 징계위 10일 개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대검의 ‘판사 성향 분석 문건’에 대해 별도 의견표명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10일 열리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 7차례 안건이 부결된 데에는 윤 총장 사건을 처리해야 할 법원이 입장을 낼 경우 또다른 재판 독립성 침해가 된다는 의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관 대표 120명 중 9명이 동의한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의 원안 ‘법관의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 확보에 관한 의안’은 반대 96표(82%) 대 찬성 21표(18%)로 부결됐다. 이후 일부 내용을 수정한뒤 다시 표결에 들어갔으나 역시 비슷한 비율로 부결됐다.
판사 문건에 대해 판사들이 침묵할 경우 문건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받아들여질까 우려스럽다는 중립적 의견도 다수 있었지만 서울행정법원을 중심으로 한 반대 의견에 묻혔다.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직무배제 조치에 불복해 소송을 낸 상태다. 아직 재판은 시작하지 않았다. 행정법원 판사들은 대표회의가 입장표명을 할 경우 담당 재판부에 큰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입장에서는 한 고비를 넘긴 셈이 됐다. 법관대표회의에서 대검 문건을 불법 사찰로 규정짓거나, 불법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적절한 정보수집을 한 데 따른 유감 표명을 했다면 여론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열리는 징계위에서도 윤 총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
다만 법관대표회의가 문건 성격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고 ‘입장을 내는 게 부적절하다’는 데 그쳤기 때문에 본격적인 공방은 징계위 당일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공식 의견 표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검찰의 법관 정보 수집 주체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인 게 부적절하며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 기재와 같이 공판절차와 무관하게 수집된 비공개 자료를 다루고 있는 점에서 법관의 신분상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한 참석자는 “결론을 떠나 법관대표들은 법관은 정치적 중립의무를 준수해야 하고, 토론과 결론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공통된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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