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000만명 맞아야 집단면역 효과 발생

실제 접종은 2월보다 더 늦어…생산·유통 시간, 자국 우선 공급 변수

코로나19 완치자는 접종 미정…개인이 백신 종류 선택 불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제약회사 화이자 본사 사옥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 정부는 화이자를 포함 글로벌 제약사 4곳에서 3400만명분, 국제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서 1000만명분의 백신을 구매한다고 8일 밝혔다. [연합]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제약회사 화이자 본사 사옥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 정부는 화이자를 포함 글로벌 제약사 4곳에서 3400만명분, 국제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서 1000만명분의 백신을 구매한다고 8일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8일 공개된 '코로나19 해외 백신 확보 계획'의 가장 특징은 '선구매'다. 아직 백신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금을 걸고 선착순으로 번호표를 받는 식이다.

위험 감수가 불가피하다. 글로벌 제약사가 백신 개발에 실패한다면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춰 계약보다 적은 물량을 사고 싶어도 마찬가지다.

대신 개발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다른 나라보다 먼저 백신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어떤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높을지 확신할 수 없어 종류별로 확보해 놓는 전략이기도 하다. 일종의 분산 투자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선구매는 백신 개발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전제하고 있다"며 "만약 모든 비용과 부작용 문제를 기업에 떠넘긴다면 우리와 선구매 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완성된 백신과는 계약 조건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며 "다른 나라들도 선구매를 통해 계약을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계획보다 많은 4400만명분을 계약한 것 역시 개발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정부는 국민 약 60%(3000만명)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상 3상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 이상반응에 대한 모니터링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백신을 여유 있게 확보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다.

개별 제약사와 맺은 비용, 부작용 면책 조건 등은 모두 비밀유지 대상이다. 다만 바이러스를 변형시켜서 전달체(벡터)로 활용하는 '바이러스 벡터' 방식인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의 백신이 더 저렴하다고 전해진다.

백신은 내년 2월부터 해외서 들어올 예정이지만 실제 접종은 더 늦어질 전망이다. 개발은 물론 생산, 유통까지 난관이 많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 매일 확진자가 10~20만명씩 나오고 있어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와 모더나는 자국에 먼저 충분한 물량을 공급한 후 다른 나라에 팔 가능성이 높다.

백신이 본격 공급된다고 해도 누구나 접종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접종 1순위는 노인과 집단시설 거주자, 만성질환자 등 코로나19 취약계층이다. 다음은 사회필수 서비스 인력이다. 의료인, 요양시설 종사자, 경찰, 군인 등이 해당된다. 이들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는 일반인과 달리 무료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소아·청소년은 후순위다. 대부분 제약사가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지 않아 안전성 근거가 부족하다. 코로나19 완치자는 아직 접종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정확한 자료나 전문가 견해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개인이 원하는 백신 종류를 선택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로선 백신마다 가장 적합한 대상자를 매칭할 계획이다. 어느 의료기관에서 접종할지는 미정이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고, 운반할 때는 드라이아이스로 채운 특수 박스를 이용해야 해 접종 장소를 지나치게 분산하기 어렵다. 백신 특성에 따라 접종 거점병원을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감염병예방법상 '예방접종 피해 국가보상' 제도를 통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