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2022년부터 의원 4분의 1 정책전문인력 채용
지방의회 사무처 인사권자 자치단체장서 의장으로 변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주민자치회 전부 삭제 아쉬워”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주민의 직접 조례 발안,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 부여 등을 내용으로 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 9일 지방자치법 개정 후 32년 만에 국회를 통과하자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일부 조항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10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는 지방의회의 오랜 염원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과 관련해선 당초의 논의보다 하향수정 돼 아쉬움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방의회는 그간 줄기차게 요구해 온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논의가 후퇴했다고 봤다. 국회처럼 지방의회도 자치입법·예산심의·행정사무감사 등을 지워하는 정책지원 인력을 의원 1인당 1명씩 둘 수 있게 해달라는 게 지방의회의 요구였다. 제주도의 경우 특별자치법에 따라 제주도의회는 15년째 정책자문위원을 두고 있는데, 의원 2인당 1명(전체 21명)이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정책지원 전문인력은 지방의회에 2년간 단계적으로 ‘각 지방의회 의원정수의 2분의 1 범위’에서 도입하도록 했다. 현 제주도처럼 의원정수의 2분의 1 범위에서 허용했지만, 2022년에는 4분의 1 범위 내에서 채용하고, 2023년부터 나머지 4분의 1을 채용할 수 있도록 경과 규정을 뒀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전체 의원 수가 110명이므로 내후년부터 27명을 정책전문위원으로 채용할 수 있게 된다.
김인호 의장은 “국회와 정부의 심의과정을 지켜보면서 지방의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인식부족을 실감했다”며 “특히 정책지원 전문인력과 관련해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국회와 정부의 인식수준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방의회 정책전문인력이 의원의 가족이나 친인척 등 친분관계에 의해 채워 질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다.
아울러 개정안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장이 갖고 있던 시·도의회 소속 사무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지방의회 의장에게 부여했다. 현재 지방의회 공무원들은 집행부에서 파견된 ‘직업공무원’과 ‘임기제공무원’이 섞여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서울시의회는 의회직렬군을 신설하고, 구의회와 통합 인사를 하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처럼 지방의회의 독립성, 자율성이 강화된 한편으로, 투명성도 높였다. 지방의회의원 겸직금지 대상을 구체화하고, 겸직신고 내역을 외부에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했다. 지방의원의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서다. 또한 지방의원끼리 ‘제 식구 감싸기’ 식 솜방망이 징계를 막기 위해 윤리특위를 설치하고,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를 둬 외부 의견을 청취토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자치조직권 강화, 예산편성권 자율화, 인사청문회 도입, 교섭단체 구성과 운영기준 마련 등은 담지 못해 숙제로 남겼다. 또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주민자치회 근거 규정이 논의 과정에서 모두 삭제됐다. 이에 대해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전국협의회, 대표회장 황면선 논산시장)는 “기초지방정부는 적절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지역여건과 특성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민자치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개정안 통과를 평가했지만, “실질적으로 주민이 주인이 되는 주민자치회의 실시가 무산되었다는 것에 많은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전국협의회는 지방자치회가 무산된 데 대해 향후 법률개정안을 통해 주민자치회의 재도입 추진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방자치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41명과 현직 기초자치단체장 46명 등 87명이 참여하고 있는 포럼 ‘자치와 균형’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자치입법권 확대와 지방의회 인사권 도입 등 조직권 확대는 환영하나, 주민자치의 핵심인 주민자치회 근거규정이 전부 삭제돼 유감”이라며 주민자치를 강화하는 보완 입법과 자주재정권 실현을 위한 후속 입법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방자치 기본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헌법 개정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개정 지방자치법은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된다. 행정안전부는 법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주민조례발안법 등 관계법률과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제‧개정 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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