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빚의 습격’ 엄습

GDP 대비 부채 추세치 이탈 정도

1983년 이후 가장 높아

외환·금융위기 수준 상회

연합뉴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의 가계 및 기업의 부채 규모가 올 발생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 10년 만에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경보음이 울렸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대출로 투자)까지 겹치면서 가계의 빚이 크게 늘었고, 경기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대거 대출 창구로 몰려든 결과로 분석된다.

9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 2분기말 현재 한국의 신용갭(Credit-to-GDP gap)은 13.8%다. 지난 1분기(9.4%)보다 무려 4.4%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휩쓸고 간 지난 2009년말 이후 10년6개월 만에 10%를 넘어섰고, 1983년 2분기(14.0%) 이후 최고 수준이다.

BIS는 분기별로 민간부채의 리스크 누적도를 평가하는 차원에서 신용갭을 산출해 발표한다. 국내총생산(GDP·명목) 대비 가계·기업 신용의 비율이 장기 추세치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지표화한 것이다. 이 수치가 2% 미만일 경우 정상 단계, 2%~10% 수준은 주의 단계, 10% 이상이면 경보 단계다.

한국은 조사 대상 44개국(유로존 포함) 중 여덟번 째로 높은 상황이다. 미국(3.5%), 중국(10.6%), 독일(9.3%), 유로존(-2.0%) 등 주요국보다도 한국의 신용갭이 높고 브라질(1.5%), 멕시코(6.6%), 러시아(-1.6%), 호주(-9.8%) 등 다른 신흥국들보다도 부채 위험 월등히 높다.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마이너스 신용갭을 보이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여왔던 미국은 올 1분기에 10년 만에 이 수치가 플러스로 돌아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중심으로 막대한 양적완화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그에 비해 부채의 증가 속도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6년에 27%까지 치솟았던 중국의 신용갭은 이후 빠른 안정세를 보이면서 작년말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됐지만, 올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유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신용 위험이 차츰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현재 전세계의 부채 총액은 272조달러(약 30경3824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IIF는 올 연말 기준으로 글로벌 GDP 대비 부채 비율이 365%로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