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디지털 금융과제 해소키로

금융사-빅테크 규제 차별 해소

디지털·언택트 발 맞춘 제도 개선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은행이 배달앱과 같은 플랫폼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등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간의 차별적 규제가 해소된다. 설계사를 만나지 않고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되는 등 금융산업의 디지털화도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10일 5차 디지털금융협의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디지털금융 규제·제도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지난 9월 디지털금융협의회가 출범한 후 진행된 논의들을 정리한 것이다.

금융위는 그간 협의회를 통해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간 규제차익 해소 과제 24건과 금융산업 디지털화 과제 38건 등 총 62건의 제안과제를 검토한 결과, 규제차익 해소 과제 17건과 금융산업 디지털화 과제 23건 등 40건을 수용해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는다 = 규제차익 해소 과제로는 우선 은행의 플랫폼 비즈니스 진출 허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빅테크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도 금융·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앱에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 서비스가 탑재돼 음식주문을 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은행은 새로운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고 매출 데이터를 통해 신용평가 모델도 고도화할 수 있다. 구체적인 영업 범위 등에 대해서는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신용카드사는 종합지급결제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종합지급결제업은 현행 은행만 허용되는 결제계좌를 핀테크들이 직접 발급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종합지급결제업을 취득한 기업의 경우 앞으로 자체 금융플랫폼을 통해 간편결제·송금 뿐만 아니라 급여 이체, 카드대금·보험료 납입 등 디지털 결제서비스를 일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카드사 등 기존 금융사들에게는 허용되지 않아 역차별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달 27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로 카드사 역시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제출됐다.

빅테크의 금융플랫폼 영업에는 규제가 가해진다. '네이버 통장'과 같이 이용자에게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오인하게 하는 행위나 다른 사업자에게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 신의성실 원칙 위배 행위 등을 금지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이미 지난달 27일 국회에 제출됐다. 대출과 관련해서는 1사 전속의무의 예외를 인정하되, 보완 규제를 담은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이 입법예고 중이다. 보험 판매와 관련해서도 영업행위 규제 등 규율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밖에 마이데이터 사업자 간의 정보제공은 전자금융업자가 보유한 주문내역정보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없도록 범주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식으로 추진키로 했다. 또 빅테크, 핀테크 기업도 오픈뱅킹망 운영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기로 했으며,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전자금융업자의 소액 후불결제도 허용하기로 했다.

▶‘언택트 금융’ 확산한다 = 금융산업의 디지털화를 위한 개선 과제로는 보험 가입시 설계사를 만나지 않고도 가입할 수 있도록 1회 이상 대면 의무를 완화하고, 채널간 하이브리드 영업방식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을 상시화하는 것이다.

모바일 보험상품 청약시 일괄서명방식을 도입해 한번만 서명하고도 청약절차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하고, 데이터3법 개정에 따라 가명 건강정보를 활용해 보험상품 개발이 가능하도록 추진된다.

이밖에 금융사의 재택근무 상시화를 위한 망분리 가이드라인이 이미 마련됐으며, 비대면 실명확인 방법으로 안면인식기술을 활용하는 방안 도입이 추진된다. 모바일을 통한 펀드 가입이 쉽도록 모바일 환경에서도 읽기 쉬운 전용투자설명서가 도입되고, 국내 주식을 소수점 단위(가령 삼성전자 0.1주)로 매매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