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버티기’에 26여분만 소화
당초 3시간 분량…“수의 힘 종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처리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과정에서 못다한 A4용지 기준 104페이지 분량의 발언을 공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이재정 민주당 의원의 '맞불' 필리버스터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3시간보다 훨씬 적은 26분여만 발언했다.
주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원문 공개 링크를 걸고 "민주당이 '입법 독재'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원내 유일의 저항 수단인 필리버스터로 맞섰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그마저도 유례없는 토론 가로채기로 필리버스터를 방해하고 수의 힘으로 종결시켰다"고 했다.
이어 "원내대표로 마지막 필리버스터를 통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문제점을 소상히 지적하고자 했지만, 민주당은 무엇이 두려운지 그마저도 입을 막았다"며 "야당의 시간인 필리버스터를 민주당 의원이 방해하며 끝내는 무도함에 항의해 가까스로 발언시간을 얻었다"고 토로했다.
주 원내대표는 애초 필리버스터 과정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에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건, 월성 1호기 원전 조기 폐쇄 논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요동치는 부동산, 북한 핵 문제 등을 지적하려고 했다.
그는 연설문 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또 하나의 실패한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통령의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고 정권 폭정에 맞서 싸워가겠다"고 썼다.
주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정권에 대한 국민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며 "국민들은 국정 곳곳에서 무너져 내린 반(反) 민주·법치를 문 정권이 개혁이라고 포장하는 데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는 존립할 수 없다"며 "대통령의 힘은 국회 의석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힘은 국민 신뢰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