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은 풍선을 부른다’
현 정부의 여러 금융 규제책에 대한 한줄 요약이다. 가계 대출을 줄이려고 주택담보대출을 누르면 여파는 신용대출로 튀고, 신용대출을 줄이려고 대출 억제 책을 썼더니 연말 대출 폭발이 일어났다. 억대 신용 대출을 누르려 고신용자 금리를 높이니, 저신용자는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하게 됐다. 코픽스 금리는 다시 반등했고 서민 이자 부담은 높아졌다. 선한정책과 나쁜결과는 현 정부의 각종 규제 정책에 공히 적용된다. 피해는 서민들 몫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5일 통화 통계(10월기준)에서 광의 통화량(M2)이 3150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월대비 34조7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월별 기준으로는 역대 2번째다. 최고는 올해 5월(35조4000억원)이다. 관심가는 대목은 가계대출 증가폭이다. 10월 한달간 늘어난 통화량 증가 34조7000억원 가운데 가계와 비영리 단체의 통화량 증가가 18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 10월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두자리수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던 때였다. 가계대출의 폭발적 증가의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억제책이다. 총량 규제로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 프로세스가 작동하기 전에 가계가 대출을 폭발적으로 늘린 셈이다.
시중은행 신용대출을 누르자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은행이 부풀었다. 은행을 조이자 저축은행과 카드사들로 몰려갔다. 대출이 막힌 고신용자들이 금리는 높지만 더 많은 대출을 해주겠다는 금융사들을 찾아 ‘금리 유목(노마드)’ 생활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 입에서도 ‘코스피가 3000’ 발언이 나왔다. 돈을 빌려서라도 투자하지 않으면 바보다.
법정최고금리를 현행 24%에서 20%로 낮춘 것 역시 의지는 선했으나 나쁜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금리한도를 법으로 낮추면 제도권 금융회사들은 높은 이자율을 적용해야 할 저신용자 대출을 꺼리게 된다. 제도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저신용자들이 결국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들은 벌써부터 저신용자 대출을 중단했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최고금리 인하 정책이 실행에 들어가면 금리를 소급해 4%포인트 낮춰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밑지는 장사에 적극적일 저축은행들은 없다.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더라도 금리 인하 탓에 제도권 내 대출제도를 이용치 못하는 인원은 31만명에 이른다.
선한 의지로 편 정책이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숱하다. 문제의 핵심은 정책 결정권자들이 ‘내 의지의 선함’을 내세워 나쁜 결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기득권의 반발’로 치부하는 경향이다. 경제와 금융은 시스템이 중요하다. 정부의 개입은 불균형을 바로잡는 정도에 그치는 게 시장경제 원칙이다. 경제적 약자만을 위해 권력으로 시스템의 법칙을 억지로 바꾸려면 부작용이 생긴다. 저금리로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대출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가격을 정부가 통제하면 시장이 위축된다. 끝이 좋아야 다 좋은 법인데, 늘 시작만 요란하니 걱정이다.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