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제한은 동기와 행동에 대한 엄격한 규정 속에서 이뤄져야 하고, 그에 따른 비례적 억지력도 수반돼야 한다.”(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정부에 전달한 서한 중)

대북전단금지법을 둘러싼 논란을 ‘표현의 자유’와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 사이의 대립구도로만 봐서는 안 된다. 올바른 핵심은 표현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을 제한할 때 어떤 조건과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가의 문제다. 킨타나 보고관의 서한은 이를 잘 보여준다. 서한은 “(대북전단금지)법안은 법률의 다른 방법으로 제재하는 대신 징역형으로 처벌해야 하는 정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나라 헌법은 제37조 제2항은 “국가안전보장과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법률로 제한할 수 있지만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도록 비례의 원칙 또는 과잉금지 원칙을 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우리 헌법과 킨타나 보고관 서한을 바탕해 대북전단금지법을 보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접경지역이든, 제3국을 통해서는 정부가 국가보안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형, 즉 실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법안과 정부 설명에 따르면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행위 자체가 위험한 것인지, 대북전단에 총격으로 응하는 북한의 대응이 더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대북전단을 살포한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다면 ‘범죄 수준의 위협’을 가하는 행위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도 명확지 않다.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에 질문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을 깨면서까지 대북전단의 살포를 금지하는 법을 만드는 게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세계평화라는 목적에 부합할 수 있을 만큼의 정당성을 갖췄는가’인데도 말이다.

통일연구원 현안분석팀은 지난 6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라는 목적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더라도 제재(처벌)는 최소한에 그치고 최후수단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북전단 살포는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며,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 일상생활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현행 법률에 의해 규제가 가능하다. 특별법을 제정할 경우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이 반영될 수 있도록 법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전단금지법에는 금지되는 구체적 행위도 명확하게 기술하지 않았다. ‘국가보안 및 안전 위협’이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요컨대 대북전단금지법은 죄형법정주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비례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과 위배될 여지가 많은데도 정부와 여당이 무리하게 추진했다. 국제사회에서 논란은 커지는데 정부의 설득이 힘을 못 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