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가입자 부담만 높여
‘얌체’ 가입자 더 늘릴 수
보험사 만성적자도 불변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올해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인상이 현실화됐지만 보험사도, 대다수의 가입자도 모두 불만이다. 문제의 원인인 일부 얌체 가입자의 병원 과잉이용을 통제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기되지 못해서다.
24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이달 중 새해 실손보험 갱신을 앞둔 계약자들에게 10%대 보험료 인상을 고지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2009년 이전에 판매된 구실손보험의 보험료를 15~17%, 2009년부터 2017년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를 10~12% 올리자는 의견을 보험업계에 전달했다. 2017년 이후 도입된 신실손보험(착한 실손)에 대해선 동결을 요구했다. 40대 구실손 가입자의 올해 월 평균 보험료가 3만670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엔 4만2570원으로 약 6000원 느는 셈이다.
업계는 당초 요구했던 20%대 인상률에 미치지 못해 내년에도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불만이다. 실손보험은 수입보험료보다 지급보험금이 매년 30% 이상 많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영업에선 이익이 전혀 나지 않고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으로 손해를 메우는 상황”이라며 “시장논리에 따라 보험료를 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3800만명에 달하는 실손보험 가입자도 불만인 건 마찬가지다. 2018년 기준 의료이용량 상위 10%가 전체 보험금의 57%를 받아갔다. 전체의 가입자의 93%에는 평균 보험금(62만원) 미만이 지급됐다.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 다수가 소수 과다 이용자의 부담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정선희 보험연구원 실장은 “보험료 인상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선 비급여 과잉진료를 바로 잡고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할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보험료 차등화를 골자로 한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소비자 선택사항인 만큼 적자 폭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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