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연말 수주 랠리
내년도 전망도 밝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불황에 시달린 국내 조선업계가 최근 잇따른 수주 낭보로 연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을 맹추격하고 나섰다.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내년도 글로벌 업황이 눈에 띄게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친환경 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형 3사 등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력 우위를 앞세워 지난 2008년에 이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24일 조선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일 기준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률은 각각 91%, 65%, 75%로 집계되고 있다. 작년 한 해 달성한 82%, 91%, 82%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여기에 연말까지 추가 수주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이달 들어 유럽 선사로부터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과 원유선 등 28척(3조9270억원)을 한꺼번에 수주했다. 올해 누적 수주량만 116척(11조440억원)으로 단숨에 늘어났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연속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에 성공했다. 올해 수주한 36척(6조500억원) 가운데 64%에 해당하는 23척이 11월 이후에 집중됐다. 대우조선해양도 전날 하루에만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LNG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1조836억원에 수주하며 ‘잭팟’을 터뜨렸다. 12월 들어 3사가 기록한 수주금액만 7조원을 넘어선다.
국내 조선업계가 매서운 뒷심을 보이면서 연간 수주 실적에서 1위 중국을 제치고 막판 역전에 성공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 자료를 보면 올해 6월말 기준 중국과 한국의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 격차는 39%포인트까지 벌어졌지만 지난 15일 기준 7.6%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지난 2018년 한국 조선업계는 표준선환산톤수(CGT)와 수주 금액 기준으로 각각 1340만CGT와 270억 달러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2019년 수주 금액 부분에서 중국에 1위를 빼앗겼고, 올해 들어서는 CGT와 금액 면에서 모두 중국에 선두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하지만 ‘다자무역’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체제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량이 증가하고 있고,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규제와 유럽연합(EU)의 배출권 거래제 시행 여파로 글로벌 기구들이 석유나 석탄 대신 친환경 연료인 LNG를 선호하는 점 등은 내년도 국내 업황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도 대형 3사의 ‘히든카드’ 역시 단연 LNG선이 꼽힌다. LNG선은 평균 선가가 1억8600만 달러(17만4000㎥ 기준)에 이르는 고부가 가치 선박으로, 수익성은 높으나 높은 건조 기술력이 필요해 국내 조선사들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분야로 평가된다. 한국의 글로벌 점유율 80%에서 90%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부도 전날 오는 2030년까지 현재 선박의 15%를 친환경 선박으로 바꾸고, 저탄소·무탄소선박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하는 ‘제1차 친환경선박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이 같은 글로벌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조선업계 고위관계자는 “LNG 연료가 전세계적인 뉴노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을 갖춘 한국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면서도 “다만 상당수 중견 조선사들이 현재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은 속히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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