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장, 위법 수집증거여도 충분히 유죄인정”
사모펀드 투자금-대여금 다툼 다시 이어질 듯
증거인멸 부분은 정경심 유리…검찰 항소 전망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자녀입시 비리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교수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법조계에서는 유죄로 인정한 부분들의 증거가 명확해 항소심에 가서도 판결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 임정엽)는 23일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방해,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 대해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선고 직후 “전체 판결에 대해 동의하기가 어렵다. 고등법원에서 다퉈야 할 것 같다”고 항소 의사를 밝혔다.
1심 재판부의 선고 내용을 보면 재판 내내 치열하게 다퉜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외에도 인턴증명서와 허위 실습수료증 등 7개 서류 모두를 허위로 판단했다. 표창장 위조의 경우 정 교수 측에서는 동양대 강사 휴게실의 PC를 검찰이 습득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에 PC를 건넨 동양대 물품관리 책임자가 “적법하게 제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다”며 “설령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해도 나머지 증거들로 충분히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사모펀드 관련 범행도 코링크PE의 업무상 횡령부분만 무죄가 나왔을 뿐 유죄가 나온 나머지 범죄들은 뒤집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무죄가 나온 횡령죄와 관련해서도 정 교수 측에서 안심할 부분은 아니다. 재판 내내 정 교수측은 코링크PE에 건넨 10억원이 ‘대여금’이라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그 전부를 ‘투자금’이라며 검찰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의 횡령에 가담해 불법적으로 돈을 받는다는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며 무죄를 인정했다.
다만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2억3600만원의 부당이득을 봤다는 혐의는 정 교수 측이 항소심에서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미공개 정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정보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조 씨에게 들은 WFM의 군산공장 가동 소식이 사전에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이 보도됐다는 점에서 ‘미공개 정보’가 아니라고 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가 자신이 단골이던 미용사의 계좌를 차명으로 사용하며 고위공직자에게 금지된 주식거래를 탈법으로 한 혐의도 증거가 명확해 항소심에서 뒤집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증거를 인멸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정 교수 측이 주장해 온 내용을 재판부가 대부분 받아들인 만큼 검찰이 항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재판부는 정 교수가 코링크PE 직원들에게 펀드 관련 문서를 위조하고, 자신의 자산관리인에게 컴퓨터 반출을 하라 지시했지만 이것은 ‘시킨 범죄’가 아닌 ‘같이 한 범죄’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형법상 자신의 형사사건 증거를 인멸하는 것은 처벌이 불가능하지만 상대방에게 교사한 사람은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입시비리는 컴퓨터에, 사모펀드 관련은 거래 내역에 그 증거들이 명백히 남아 항소심에 간다고 해도 유무죄를 다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반성의 기미가 보이는 경우 양형부분에서 참작이 될 수 있는 만큼 항소심에서는 변론 전략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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