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에 맞는 ‘뉴삼성’ 만들어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 울먹
변론선 “준법” 10차례나 언급
과거와의 단절·신뢰 구축 다짐
국정농단 재판 1월 18일 매듭
“모든 국민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 이게 기업인 이재용이 추구하는 일관된 꿈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공판 최후 진술은 이 부회장이 추구하는 삼성의 미래상이 담겼다는 평가다. 제품이나 서비스뿐 아니라 기업 자체를 신뢰할 수 있도록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승어부(勝於父, 아버지보다 나음)’로 이어지는 이 부회장과 삼성의 꿈이다.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 담아야” =이 부회장은 지난 3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를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승어부’는 고(故) 이건희 회장 영결식의 추도사에서 언급된 말로, 이 회장이 회사를 넘겨받아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과정을 높이 산 평가였다.
이 부회장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부회장은 ‘경쟁에서 이기고 회사가 성장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 등은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이어 “저의 정신 자세와 회사 문화를 바꾸고 여러 제도를 바꾸며 외부 여러 부당한 압력이 들어와도 거부하는 준법감시제도를 만들겠다. 학계 벤처업계 중소기업계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우리 산업 생태계 더욱 건강해질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 임직원들이 우리 회사 자랑스럽게 여기고, 모든 국민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드는 게 진정한 초일류기업,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승어부가 삼성을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이끌었다면, 이 부회장의 승어부는 국민이 기업 자체를 신뢰할 수 있는, ‘명품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에 있다.
이 부회장은 “이게 이뤄질 때 저 나름대로 승어부에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이 부회장은 “최근 아버님을 여읜 아들로서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너무나도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할 땐 한동안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준법·동행·산업 생태계…미래삼성의 목표=이 부회장은 최후변론에서 준법경영의 소신과 의지를 확고히 내비쳤다. 이날 변론에서도 “준법”을 10차례나 언급했을 정도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할 당시 김지형 준법감시위 위원장은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나 자율성과 독립성의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었다. 출범 이후에도 이 부회장과 삼성은 준법감시위의 권고를 수차례 이행했다. 지난 5월엔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또 지난 10월엔 이 부회장이 직접 준법감시위를 방문, 대국민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최후 변론에서도 “모두가 철저하게 준법감시 틀 안에 있는 회사로 만들고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제 아이들이 경영권 승계문제와 관련해 언급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하겠다. 무노조 경영이란 말도 더는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준법감시위 권고에 따라 ▷경영권 승계 문제 ▷무노조 경영 폐기 ▷시민단체와의 소통 등에 대해 이 부회장이 직접 밝혔던 내용들이다. 이날 법정에서도 재차 이를 언급하며 실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동행도 이 부회장이 강조하는 주요 실천 과제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1월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언급했다.
4차산업 혁명 시대에서 교육 역량 강화 중요성을 피력하며, 이 부회장이 직접 청년 소프트웨어 교육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8월엔 이 부회장이 삼성청년SW아카데미 교육 현장을 직접 찾아 교육 현황을 점검하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또, 삼성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중학생의 학습을 지원하는 삼성드림 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선 구호 성금을 기부하는 것 외에도 생활치료센터 제공, 의료진 파견, 마스크 원료 확보, 마스크·진단키트 제조업체 생산량 증대 등을 지원하며 위기 극복에 동참했다.
산업 생태계 구축과 기초과학 육성 지원도 미래삼성의 구체적 실천 과제다. 이 부회장은 한국 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삼성과 협력사 외에도 국내 산업 전반의 생태계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경영 철학을 수차례 내비쳤다.
삼성은 지난 2018년 ▷신규투자 확대 ▷청년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사업 육성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 ▷상생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18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6월엔 ▷설비·부품 협력사 지원 ▷산학협력을 통한 반도체 미래 세대 투자 ▷친환경 경영을 통한 지역 사회와 상생 등을 담은 ‘K칩 시대’ 구상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8년엔 국내 대학 반도체·디스플레이 연구 지원을 위해 ‘산학협력센터’를 설치하고 산학협력에 매년 1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도입해 1차 헙력업체는 물론, 2·3차 협력업체까지 지원을 확대했으며, 최근엔 직접적인 거래관계가 없는 중소·중견기업까지 대상을 넓혔다. 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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