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 악화속 반기업정서 우려 목소리
대주주 의결권 제한·일감몰아주기 규제…
중대재해법 졸속 입법도 기업활동 걸림돌
“기업 투자 축소로 이어질 것” 45% 응답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이른바 ‘기업규제 3법’에 대한 우려는 예상대로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반(反)기업 정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헤럴드경제가 진행한 ‘2021년 경제현안 100인’ 설문에서 응답자의 42%는 ‘기업규제 3법’이 막대한 경영외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주주 의결권 제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 확대, 자회사 경영진에 대한 모회사 소액주주의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 기업의 부담 가중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미래투자 위축’을 예상한 응답 비율은 28%에 달했다. ‘투기자본에 의한 경영권 위협(13%)’과 노동법 개정에 따른 ‘강성 노조(6%)’를 예상하는 반응도 뒤를 이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만연한 불확실성은 재계를 옥죄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정부와 여당이 심각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입법까지 서두르면서 일각의 우려가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설문에서도 이와 관련한 부정적인 전망이 그대로 나타났다. 실제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 중대재해법 등이 유예되거나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기업들의 ‘투자 축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45%)에 가까웠다.
중대재해법이 인과관계에 대한 증명 없이 무조건 책임과 중벌을 부과하는 사후처벌식 조치라는 점이 응답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안전경영 노력은 필요하지만, 일방통행식 규제 폭탄이 초래할 불확실성이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급기야 기업들이 ‘공장 해외 이전 검토(24%)’와 ‘고용 축소(8%)’를 택할 수도 있다는 응답이 눈에 띄었다. ‘별다른 대책 없다’는 응답이 22%를 차지한 대목에선 진퇴양난에 빠진 재계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내년 기업 환경과 관련해 개선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것에는 39%가 ‘과도한 반기업 정서’라고 응답했다. 기업의 발전과 이에 따른 윤리적인 문제가 진전됐음에도 올바른 인식 구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문항이다.
‘개별 산업별 규제’는 27%를 차지하며 ‘기업규제 3법’의 후속 입법에 대한 부담감이 투영됐다. 이어 ‘정책 불확실성(19%)’과 ‘권력화된 노조(10%)’가 뒤따르며 국내 산업계에 해묵은 과제로 지목되는 노동 경직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함을 입증했다.
현 정부의 기업정책에 대해선 ‘참여정부보다 못하고 있다(24%)’, ‘역대 정부 중 가장 못하고 있다(23%)’, ‘박근혜 정부보다 못하고 있다(16%)’ 등 부정적인 평가가 63%로 집계됐다. ‘역대 정부 중 가장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단 2%에 불과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코로나19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들이 전력을 다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각종 규제법까지 무더기로 통과되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기업 활력 제고 차원의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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