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연구원 보고서

지난해 상반기 車 M&A 절반 감소

미래차 트렌드 위한 M&A는 활성화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인수합병이 위축됐지만 향후 미래차 트렌드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보여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합작사 모셔널의 G90 차량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인수합병이 위축됐지만 향후 미래차 트렌드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보여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합작사 모셔널의 G90 차량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코로나19의 팬데믹 여파로 글로벌 기업의 유동성이 악화하고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인수·합병(M&A)이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자동차 업계의 기술·산업 변화가 현재진행형인 점을 고려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M&A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

4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팬더믹 속에서 M&A 기회를 엿보는 자동차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후인 작년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M&A는 120억 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270억 달러) 대비 56% 감소했다. 투자 건수 기준으로는 415건에서 350건으로 16% 감소했다.

연구원은 "주요 기업이 유동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대규모 지출이 필요한 M&A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코로나 확산으로 투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코로나 속에서도 연결성(Connectivity)과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ing), 전동화(Electrification) 등 미래차 트렌드로 꼽히는 'CASE' 기술 발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M&A는 다시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장기투자와 기술융합, 내재화를 염두에 둔 인수합병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율주행과 차량공유 등에서 단기 수익 대신 재정·기술적 장기 투자를 원하는 기업이 M&A를 시도하며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죽스를 인수한 것이나 미국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이스라엘의 서비스형 모빌리티 스타트업 무빗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연구원은 "현대차가 미국의 로봇 개발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기술간 융합에서 가능성을 엿보는 기업들이 이종(異種) 산업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해당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현주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거대 기업들의 M&A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됐으며, 기업 간 경쟁 구도 변화에 따라 연쇄적인 M&A 활성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M&A 활성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삼정KPMG에 따르면 2009∼2017년 주요국의 기술 M&A 건수는 미국 1만8025건, 영국 2888건, 일본 2748건, 중국 2173건 등인 데 비해 한국은 1168건에 불과했다. M&A 건수가 적고 특히 기술 획득을 위한 M&A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산업을 선도하는 창의적 기술 개발이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기회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 연구원은 "컨설팅 제공 등 M&A를 고려 중인 기업을 적기에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나 인센티브와 조건부 감세 등 세제 혜택뿐만 아니라 M&A를 장려하는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