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 법사위 소위 통과에 “분노 금할 수 없어”
“사업주 징역 하한 규정 바꾸고, 반복 사망만 처벌” 재차 호소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중소기업계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국회 법안소위 통과를 두고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즉각 논평을 냈다. 최저임금이 수년간 두자릿수로 오르고, 주 52시간제 유보 요청이 거부되는 등 규제환경 악화에 대해 낸 논평 중 이례적으로 수위가 높은 입장이다. 생존이 절박한 중소기업의 요구를 정치권이 외면한데 대한 분노가 깊다는 방증이다.
중소기업중앙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등 14개 단체가 모인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7일 “중소기업계가 그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의 문제점과 중소기업계의 절박한 현실을 국회 등에 필사적으로 전달했음에도 법 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상으로도 사업주의 책임이 의무조항만 1222개에 달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인데, 여기에 더해 법안은 단 한 번의 사고만으로도 대표에 대한 징역과 벌금, 법인에 대한 벌금, 기업에 대한 행정제재, 징벌적 손해배상 등 4중 처벌을 명시하고 있다”며 “명백한 과잉입법”이라 지적했다.
소위를 통과한 법안에 따르면 1명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대표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은 50억원 이하의 벌금, 기업은 작업중지 내지는 영업중단의 처벌을 받게 된다. 손해액의 5배 이내에서 징벌적 손해배상도 가능해진다. 협의회는 “산재사고는 과실범임에도 중대 고의범에 준해 징역의 하한을 정한 것은 법리적으로 모순이며, 사업주가 지켜야 할 의무 역시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며 “인적·재정적 여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법”이라 호소했다.
중기업계는 “이대로 법이 시행된다면 원·하청 구조 등으로 현장의 접점에 있는 중소기업은 당장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늘 시달려야 한다”며 “중소기업계는 코로나로 직원들을 지켜낼 힘조차 없는 상황인데 이 법까지 제정돼 사업의 존폐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오는 8일 오후 열리는 법사위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중소기업계는 “남은 국회 입법 과정에서라도 사업주 징역 하한규정을 상한규정으로 바꾸고, 사업주 처벌은 “반복적인 사망재해’로만 한정해달라”며 “사업주가 지킬 수 있는 의무를 구체적으로 법에 명시하고 해당 의무를 다했다면 면책되게 해달라”고 읍소했다. 소위 통과안은 50인 이하 중소기업에 대해서만 3년의 유예과정을 두게 했다. 중소기업계는 “50인 이상 중소기업도 산업안전실태의 열악함을 고려해 최소한 2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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