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 순직, 유족 보상금에서 보훈보상액 공제

법원, “유족보상금과 보훈보상금은 취지와 목적 달라”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 [연합]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소방공무원이 순직한 경우 국가는 유족보상금과 보훈보상금 둘 다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판결이 확정되면 그동안 한쪽 보상금을 지급하면 다른 보상금을 깎았던 관행에 변화가 예상된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 이상주)는 소방공무원 A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순직유족급여 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1984년 화재를 진압하다가 유리파편에 다리를 찔리는 부상을 입었다. 부상부위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의 혈액을 수혈받았고, 27년 뒤 B형 간염, 간경변, 간암 진단을 받았다. 정서불안 등의 상태가 지속되던 A씨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가 운명을 달리한 뒤 그의 유족은 공단을 상대로 유족보상금을 달라고 신청했지만 공단은 A씨가 생전에 받은 보훈보상금 7100여만원이 있다며 이를 공제하고 유족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유족은 두 보상금의 성격이 엄연히 다른데 공단의 처분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유족보상금과 보훈보상금은 그 취지와 목적부터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구 공무원연금법이 ‘같은 종류의 급여를 받는 자에게는 그 급여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제해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공단이 법의 해석을 잘못하고 두 보상금을 ‘같은 종류의 급여’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유족보상금은 공무상 입은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것으로 손해배상의 성격이고, 보훈보상금은 국가를 위한 공헌이나 희생에 대한 응분의 예우를 시행하는 것으로서 손해를 배상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판시했다. 공단은 불복했지만,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