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주식 가치 부풀려졌다” 판단

ICC 중재 판정에 변수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교보생명과 재무적투자자(FI)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검찰이 교보생명의 주식 가치를 부풀려 평가한 회계법인을 기소하면서다.

20일 법조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 9부는 18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관계자 3명과 FI 관계자 2명을 기소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교보생명이 지난해 4월 검찰에 고발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검찰은 안진회계법인이 FI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용역을 수행해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부풀렸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검찰의 수사 결과와 향후 법원 판단은 현재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 상정된 중재 재판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안진회계법인의 평가보고서를 근거로 ICC 중재법원에 국제중재를 신청한 바 있다. 청문회는 지난해 9월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올해 3월 진행될 예정이다. 최종 결과발표는 올해 하반기로 예상된다.

현재 양측은 풋옵션 금액 산정의 적정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측은 안진회계법인 자료로 신청한 풋옵션 산정 금액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반면 어피니티 측은 전날 입장을 내고 가치평가는 적법하고 정상적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신 회장 측이 주주간 계약을 위반하고 교보생명 상장을 추진하지 않았다며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에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012년 어피니티 측과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간협약(SHA)을 체결한 바 있다.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들이 보유한 주식 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 권리가 포함됐다.

하지만 저금리, 보험업 규제 강화 등으로 교보생명이 2015년 9월말까지 IPO를 하지 못하자, 어피니티 측은 결국 그 해 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때 어피니티 측 풋옵션가격 평가기관으로 안진회계법인이 참여했고, 이들은 교보생명 주식을 주당 40만9000원으로 평가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20만원 대를 주장했다.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오너가 경영하는 기업이다. 중재소송에서 신 회장에게 불리한 결론이 나오면 교보생명의 경영권이 위태로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