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시장개입 논란에 ‘멈춤’

‘관치로 문제발생 관치로 해결’ 반복

자영업자 손실보상재원 한은 동원

“여권이 ‘부채의 화폐화’ 주도” 비판

22일 서울 중구 한 화장품 상점에서 폐업 할인판매를 하고 있다. 이날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자영업자의 피해를 보전해주는 손실보상제에 대해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
22일 서울 중구 한 화장품 상점에서 폐업 할인판매를 하고 있다. 이날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자영업자의 피해를 보전해주는 손실보상제에 대해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

여권이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의 부담경감 및 손실보상 대책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이자율 강제통제와 한국은행 발권력 강제동원 등 금리시스템과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기본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4월 보궐선거에서 승기하기 위한 막무가내식 방안이란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이익공유제의 일환으로 피해를 입은 계층의 대출 이자를 감면하거나 상환 유예시키는 이른바 ‘이자멈춤법’을 논의 중이다.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파괴적 제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과도 개입 논란으로 숨고르기 중이지만, 우회로를 찾아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적게는 월 1조원에서 많게는 24조원 가량의 재원이 소요되는 자영업자 손실보상법도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재원 마련 방법이 한국은행의 매입을 전제로 한 국채 발행이어서 한은의 통화발행권 남용이란 비판이 나온다. 여권이 과거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던 ‘부채의 화폐화’를 스스로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은 관계자는 25일 “2021년도 통화정책 운영방향에서 밝힌대로 만일 국채 수급 불균형으로 장기시장 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매입에 나서겠지만 최근 우려가 제기된 자산 시장에서의 금융불균형 문제도 함께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이후 ‘비 올 때 우산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라는 명분을 앞세워 매번 민간 금융사에 압박을 가해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소상공인 임대료 인하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달 말 4대 시중은행 부행장과 화상간담회를 열어 예금·대출 금리의 격차가 크다고 말했고 이는 한달 뒤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졌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를 재연장하는 문제 역시 ‘관치’ 논란이 꼬리표처럼 달라붙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2021년 금융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연장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는데, 정작 돈을 빌려준 당사자인 은행권과는 협의를 완료하기도 전이었다.

최근 논란이 된 신용대출도 반시장적 조치에서 촉발된 결과물이지만, 또다시 반시장적 규제로 해결을 시도하면서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집값을 잡는다는 명분으로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를 40%로 낮추고, 심지어 15억원이 넘는 집은 대출을 금지했다. 그 결과 신용대출로 풍선효과가 나타나 고액 대출이 붐을 이루게 됐다. 그러다 이제는 신용대출 원리금분할상환으로 중산층 가계의 정상적인 금융활동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접근까지 내놓게 됐다.

금융회사들에 돈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면서도, 정작 주주환원은 막는 이율배반적 태도도 문제다. 배당을 하면 현금이 유출돼 건전성에 부담이 된다는 논리를 펼치면서도, 정부 주도의 이익공유제에 참여하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을 더 쌓으라더니, 이제 와서는 쌓았던 충당금을 헐어 어려운 곳을 돕는데 쓰자는 논리인 셈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건전성을 이유로 배당을 막으면서, 이익공유제에는 돈을 내놓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익공유제 참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해 주주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배임소송을 걸어 온다면 대응할 명분이 부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경원·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