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대신 줄서주시면 2만원 드려요”
남 시키기 망설여지는 다양한 잔심부름이 플랫폼을 통해 호황을 맞고 있다. 줄서기, 예약하기 등 스스로 하기 귀찮거나 시간이 할애되는 일부터, 가구 옮기기 등 버거운 일들까지 다양하다. 일상생활 뭐든지 거래 대상이다.
심부름 앱은 요청사안과 더불어 연락처, 위치 등을 올리면 주변에 위치한 도우미가 해결해주는 식이다. 한 앱이 제시한 심부름 가격은 ▷벌레잡기 1만원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2000원 ▷가구 옮기기 1만원 ▷중고거래 대행 5000원이다. 실제 앱에는 “아이 등하원 대신해주시면 1만원” “강아지 산책 1만원” “귀뚜라미 잡아드리면 2만원” 등 다양한 민원이 올라온다.
특히 스스로하기 귀찮은 일상생활도 주저 없이 거래된다. 화분에 물주기, 대신 예약하기, 줄서기 등은 거래가 1만원 선이지만 찾는 이용자는 끊이지 않는다.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에도 줄서기 알바 2시간 2만원 등 글을 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영유아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의 문의도 늘었다. 맘카페에는 “아이가 고열이었는데 대신 약을 사다주셔서 해결했다” 등 후기가 올라온다.
심부름 앱 이용자도 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안드로이드+iOS 기준)에 따르면 한 심부름 앱은 7월 대비 12월 활성이용자가 97.92% 증가했다. 10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된 또 다른 심부름 앱도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1월 대비 4월 활성이용자가 46.9%증가한 뒤, 12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부름 형태가 다양해질 것을 전망하면서도 각종 범죄 발생 가능성을 우려했다. 최근엔 심부름 앱을 통해 가정에 침입한 남성에게 배상금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도 나온 바 있다. 이에 여성 전용 심부름 앱도 생겨나고 있다.
현행법상 성범죄자의 배달업 취업을 막을 방법은 없다. 2019년 발효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성범죄 등 강력범죄 전과자가 최대 20년간 택배업에 종사할 수 없도록 했지만 오토바이(이륜차)를 이용한 배달업은 제한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플랫폼의 예방적 조치가 뒷받침돼야 거래 안전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