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파업에 계약 근로자 유연성도 부족

조세제도ㆍ세율도 문제…시간당 비용 높여

“외촉법 시행령 개정…설비 투자 지원해야”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연합]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완성차 기업들은 미국과 일본보다 우리나라의 경영 환경이 열악하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조세제도, 세율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8일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8회 산업발전포럼 겸 제12회 자동차산업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과 크리스토프 부떼 르노삼성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안정적인 노사관계와 조세제도의 실효성이 외국계 투자기업들의 핵심 고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카허 카젬 사장은 정부 자료를 인용해 외국기업의 직접투자 비용이 2018년 269억 달러에서 2019년 233억2800만 달러, 지난해 206억4200만 달러로 꾸준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갈등적인 노사관계와 매년 이뤄지는 임금 및 단체협상의 불확실성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세계경제포럼(WEF) 조사를 근거로 제시하며 "한국은 ICT(정보통신기술) 환경과 거시경제 안정성 부문에서 전 세계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노동시장 부문에선 51위라는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다"며 "특히 노사관계 협력 부문은 130위로 전 세계 최하위권"이라고 말했다.

카허 카젬 사장은 “1년의 교섭 주기와 짧은 노조 집행부 임기, 지속적인 파업, 파견·계약근로자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비용 상승과 경직성 문제를 초래한다”며 “외국기업의 사업 안정성을 위해선 노사 합의 및 노조 집행부의 임기를 확보하고, 계약직 근로자의 자유로운 활용과 고용형태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프 부떼 르노삼성차 CFO도 노동 경직성이 국내 공장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고임금 저생산 구조'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르노그룹이 앞서 스페인 바라돌리드(Valladolid) 공장의 시간당 임금이 부산공장의 62% 수준이라고 분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조세제도 및 세율도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기획재정부 자료가 근거로 활용됐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법인세는 OECD 평균(23.5%)은 물론 G7 평균(27.2%)보다 높은 27.5%로 나타났다. GDP 대비 부동산 재산세 수입은 3% 수준으로 스페인(2%), 터키(1%)보다 높았다.

내수 경쟁 심화로 대규모 구조조정과 생산량 조절에 직면한 외국계 완성차 업계의 현실을 고려하면 이들의 주장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현대차와 기아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양극화가 심화할 수밖에 없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담고 있어서다.

크리스토프 부떼 르노삼성차 CFO는 “현금 지원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으로 국내에서 이익잉여금의 재투자를 FDI(외국인 직접투자)로 인정할 수 있게 됐지만 "외촉법 근거 법령에 따르면 세제 감면과 현금지원 규정 제정 등 후속 작업은 답보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부의 현금지원제도 운영요령에 외촉법 시행령 개정사항을 반영해 설비투자 시 지원이 가능하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최대 10~15년에서 기설립된 외투기업에 대한 재산세 감면으로 확대 허용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