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총장 ‘징계효력 정지’하자
與의원들 ‘법조카르텔’ 맹공격
정경심 징역·벌금 1심 선고에
靑국민청원 ‘탄핵’ 여론몰이도
“원하지 않는 결론 났다고 비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력을 정지시킨 사법쿠데타에 다름 아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처분의 효력을 정지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이 황당한 결정을 했다”며 이같이 남겼다. 법원 판단에 대한 논리적 비판이 아니라 결론 자체에 대한 불만을 “사법쿠데타”라며 비난한 것이다. 같은 당 소속 다른 의원들도 ‘법조카르텔’ 등의 용어로 일제히 법원 결정을 비난했다.
이른바 주요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마다 사법부를 향한 직접적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 ‘진영 논리’가 개입하는 사건을 두고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법원 판결 후 갈등이 잦아드는 것이 아니라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재판부 탄핵을 요구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게재되기도 했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살펴보면 ‘정경심 1심 재판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의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45만9416명의 동의를 받고 지난 23일 청원이 마감됐다.
앞서 딸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2019년 9월 첫 기소된 이후 1년 3개월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나온 직후 조국 전 장관의 지지자를 비롯한 여권에선 ‘고작 표창장 위조 하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며 재판부를 맹비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단순히 표창장 위조 혐의만을 유죄로 본 것이 아니라 자녀 입시비리 의혹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게다가 사모펀드 투자 의혹 관련 부분 중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이용 혐의가 유죄였다. 정 교수에게 유죄가 인정된 부분 중 이 혐의의 법정형이 가장 무거워서 형량을 정할 때 이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그럼에도 표창장 위조 하나로 과도한 형량이 선고됐다며 재판부를 향해 공격한 셈이다.
서울 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판결이 마음에 안 들면 법원을 비난하고 사법부 신뢰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자신 혹은 자기 편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정치권에서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판사는 “사법개혁이란 것이 문제가 있는 점을 합리적으로 바꿀 수 없을지 고민하는 것이지, 내가 원하지 않은 결론이 났다고 사법부 구성원을 공격하는 것이냐”며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법관의 신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이러한 공격에서 사법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으로 징역 2년6월의 실형이 확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판결을 두고도 논란이 여전하다. 이 부회장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재상고 포기로 결국 형이 그대로 확정됐지만 형량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를 기대했던 이들은 실형이 나왔다는 이유로 재판부를 공격한다. 하지만 재판부의 유죄 판단에 따른 양형 구간에서 이 부회장이 가장 낮은 형량을 선고받았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나마도 법 규정상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한 기준에서, 재판부가 재량에 따른 감경으로 선고 가능 범위를 절반으로 줄인 것이었다. 이 부회장에게 가능한 형량의 범위는 징역 2년6월부터 징역 22년6월까지였다. 되레 이 때문에 참여연대 등에선 ‘봐주기 판결’이라고 비판한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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