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등 국회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 열어
“벤처투자 활성화 아닌, 재벌왕국 공고화 초래”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복수의결권 허용 법안’이 재벌 세습을 제도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해당 법안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2일 국회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하 벤처기업법 개정안) 폐기를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경실련을 포함해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 경제민주주의21, 금융정의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YMCA전국연맹 등이 참가했다.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비상장 벤처기업에게 1주에 10개 이하의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이달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경실련 등은 “개정안은 창업주의 경영권 보호와 투자활성화를 제안 이유로 들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벤처투자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떠한 부작용이 있을지도 충분히 검토하지도 않았음을 오히려 실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복수의결권 주식은 차등의결권의 한 형태로 적은 자본으로 기업을 지배할 수 있게 해, 소유와 지배의 괴리를 증대시키는 수단 중 하나”라며 “복수의결권 허용은 장기적으로 재벌 세습의 제도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경실련 등은 “재벌 후계자가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해당 비상장 벤처기업이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한 후에, 재벌 총수가 보유한 지주회사나 대표회사의 지분을 이 벤처기업의 보통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재벌 후계자가 손쉽게 세습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복수의결권이 벤처기업 투자 활성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 등은 “정상적인 투자자라면 복수의결권을 가진 중소벤처기업에 투자를 꺼릴 것임이 명백하다”며 “따라서 섣부른 복수의결권 도입은 벤처투자 활성화가 아니라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투자자의 벤처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실련 등은 “투자자의 불필요하고 과도한 경영 개입이 혁신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저해하는 것이 문제라면 이는 당사자 간의 사적 계약으로 해결하는 것이 정공법”이라며 “정부가 할 일은 양자 간의 교섭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뤄지지 않도록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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