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융 CEO 구조조정 합의 언급

금융 뿐 아니라 기술분야까지

자본확충 필요…IPO재개 기대

중국 앤트그룹 상하이 사무소. 연합뉴스
중국 앤트그룹 상하이 사무소. 연합뉴스

“앤트그룹은 (당국의)감독관리요구에 따라 구조조정 방안을 만들었으며, 이를 진행중이다.”

장융(張勇) 알리바바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일 저녁 알리바바그룹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이 중국 금융 당국과 구조조정 계획에 합의했다고 직접 언급한 것이다.

3일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언론 등은 앤트그룹이 구조조정안에 합의하면서 금융지주사로 전환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블록체인, 음식배달 등 기술 분야까지 이번 금융지주사에 포함된다. 알리바바가 당초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던 금융분야만 지주사에 포함되는 것보다 범위가 더 확대된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제프리스 파이낸셜그룹의 홍콩주재 금융연구원인 천수진은 “시장 일각에서는 앤트그룹의 사업이 분할될 것이라는 추측이 컸지만, 이번 방안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에 핀테크 기업이었던 앤트그룹이 금융사로 바뀐다는 의미다. 자본금 등에서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는 은행과 같은 신세가 됐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앤트그룹이 중국 당국의 요구에 따라 금융지주사로 전환되면 대규모 증자가 불가피해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馬雲)이 지배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방안이 앤트그룹의 긴긴 구조조정에서 겨우 한발짝을 뗀 정도라고 분석했다. 비록 해체될 운명은 피했지만 중국 정부의 감독과 규제가 강화되면서 앤트그룹이 사업을 확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은 다음주 춘제(중국 설) 연휴 이전에 발표될 전망이다.

앤트그룹과 중국 당국이 합의하면서 지난해 중단됐던 기업공개(IPO)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앤트 그룹은 지난해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될 예정이었으나 마윈이 정부를 비판하면서 상장이 전격 취소됐다. 이어 중국 핀테크 산업 전체에 대한 반독점 규제로 확대됐다.

상장과 관련해 장융 CEO는 “앤트그룹의 상장 잠정 중단은 알리바바에 큰 위기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냉정한 반성을 하게 했다. 앤트그룹의 사업과 상장 계획 등 모든 면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애매한 답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일단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조조정 합의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알리바바 주가는 급등했다. 2일 알리바바의 주가는 홍콩증시에서 0.38% 올랐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서도 주가가 3.51% 상승했다.

한 시장분석가는 바이두닷컴에 “비록 금융지주사로 바뀌면서 시장가치가 반토막난다고 해도 앤트그룹은 여전히 투자 가치가 있다. 상장을 기다리자”라며 기대했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