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최소 6개 일본 자동차 업체와 협상 보도

혼다, 닛산, 마쓰다 등 거론…GM, 푸조도 거론

아이폰·아이패트 생산처럼 멀티벤더 전략 분석

블룸버그 통신은 “현대기아차 애플 협상 잠정 중단” 보도

애플카 상상도.
애플카 상상도.

[헤럴드경제 = 이정환 기자] ‘애플카’를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 위탁생산하는 완성차 업체를 놓고 기아가 확정된 듯한 분위기였다. 일본 언론과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 이전까지였다.

지난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닛케이)는 “애플이 적어도 6개사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애플이 어느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길 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 부품 공급업체 간부의 말을 통해 보도했다.

애플의 교섭 물망에 오른 기업은 혼다, 마쓰다, 닛산, 미쓰비시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혼다, 마쯔다, 닛산은 해당 사안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미쓰비시의 경우 "사실 관계와 다르다"고 답했다.

이 보도에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자동차들의 주가도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였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인 스바루, 닛산자동차, 혼다, 도요타자동차, 미쓰비시 등의 주가가 상승했다.

닛케이는 애플이 일본 요코하마(横浜)시에 연구 거점인 애플테크놀로지센터를 갖고 있으며, 이곳이 일본 완성차 업체 및 부품 업체와의 접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애플의 요구 사항에 합의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아있다. 애플이 요구하는 설계, 생산 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사의 이익에 부합하는 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어 "애플과 현대 기아차의 협상이 잠정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협상과 관련한 잇단 기밀 누설에 애플이 화가 났기(upset) 떄문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애플카의 시작은 국내였다. 현대차와 기아가 유력 후보로 부상하면서 기아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여기에 최근 외신과 전문가들도 가세했다.

지난 3일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현대차·기아가 '애플카'로 불리는 애플 브랜드의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CNBC는 소식통들은 아직 애플과 현대·기아차 사이에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애플이 다른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자동차 개발 전략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현대가 그들(애플)이 협상을 타결할 유일한 완성차 업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애플의 전기차 생산 물망에 오른건 한국, 일본 기업뿐만이 아니다. 애플의 소식에 정통한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도 최근 "현대차 이외에도 GM, 푸조-시트로앵도 애플카 협업 대상이 될 것"이라며 복수의 완성차 업체가 애플의 위탁생산 업체로 선정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패트 생산할 때 생산 표준화 모델을 통해 하나의 업체가 아닌 여러 업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멀티벤더 전략을 택해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애플의 제안에 대해 완성차 업체로서는 고민이 커질 것이다"며 "완성차 업체가 사실상 IT업체의 협력사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의 결정은 자동차 산업 구조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