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美 ITC 배터리 소송 최종 결정
대통령 60일 내 ITC 결정 거부 가능
SK 수입금지 조치 해제할 수 있지만
합의금 산정 협상·지방법원 소송 등 남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이 임박하면서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ITC가 오는 10일(현지시간) 최종 결정에서 LG의 손을 들어줄 경우 SK는 배터리 셀과 모듈 등 부품·소재의 미국 내 수입이 금지된다. 미국 조지아주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SK로서는 미국에서의 생산 및 영업활동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 경우 SK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기대를 걸 수 있다. 대통령은 수입금지 조치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에 한해 ITC 최종 결정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6일(현지시간) “SK에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질 경우 SK 배터리를 사용하는 포드와 폭스바겐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만약 ITC가 LG의 손을 들어준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그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현지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산업의 성장을 통해 탄소중립 및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는 점도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제시됐다. SK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코빙턴 앤 벌링 로펌의 다니엘 슈피겔 부회장은 WP에 “이번 판결은 바이든 정부의 일자리와 지구온난화 대응, 첨단기술, 제조업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부권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SK로선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미국 내 부품 수입의 길이 열리기 때문에 당장 숨통은 틔울 수 있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를 근거로 합의금 규모를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1916년 ITC 설립 이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6건에 불과한 데다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 대해선 한 건도 없었던 점에 비춰 그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있다.
수입금지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ITC가 인정한 영업비밀 침해 사실은 유지돼 향후 이를 두고 양사 합의가 불가피하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부담을 져야 한다. ITC 판단이 연방지방법원의 소송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TC가 최종 결정을 통해 어떤 영업비밀을 어느 정도 침해했는지 구체적으로 판단을 내린다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양사의 합의도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도 “입장차가 지속될 경우 소송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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