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현·잔나비·배우 오정세 등 82팀…15시간+α 생중계 예고

홍대의 3대 명절로 불리는 경록절은 1세대 인디밴드 크라잉넛 한경록의 생일에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이다. 올해에는 장르와 국경을 초월한 82팀이 참가, 온라인에서 열린다. [한경록 SNS]
홍대의 3대 명절로 불리는 경록절은 1세대 인디밴드 크라잉넛 한경록의 생일에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이다. 올해에는 장르와 국경을 초월한 82팀이 참가, 온라인에서 열린다. [한경록 SNS]

“코로나19로 여러 공연장이 문을 닫고, 많은 뮤지션들이 공연을 보여줄 무대를 잃었지만 홍대와 인디신은 여전히 살아있다.”

매년 2월 11일, 전설처럼 내려오는 ‘홍대의 연례행사’가 찾아온다. 크리스마스 이브, 할로윈과 더불어 홍대의 3대 명절로 불리는 행사로 인해 코로나19가 강타해 침체기에 접어든 홍대 인디신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해마다 찾아와 이제는 홍대를 대표하는 음악 페스티벌이 된 ‘경록절’이다.

‘경록절’은 인디밴드 1세대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자신의 생일마다 열고 있는 음악 페스티벌이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공연을 열지 못하는 올해에는 크라잉넛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페스티벌’(2월 11일 오후 12시~지옥까지)로 열린다. 새로운 시대에 맞춘 변화다.

경록절의 시작은 2000년대 중반 한경록의 군 제대 후 생일파티에서였다. 작은 치킨집에서 열린 생일파티에는 한경록과 친분이 두터운 동료 뮤지션들이 초대손님으로 참석했다. 생일파티 자리는 뮤지션들의 만남인 만큼 즉흥 공연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새벽까지 진행됐다. 인디밴드 사이에선 대형 이벤트와 다름 없었다. 이날 생일파티의 술과 음식은 한경록이 제공했다. 규모는 해마다 커지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약 150명 가량을 수용했던 라이브 클럽 타에서, 2010년에는 200명이 수용 가능한 제인스 그루브에서 생일파티를 열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의 ‘경록절’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유래다. 그러다 2015년, 지금은 코로나19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무브홀이 ‘경록절’의 기지가 됐다.

올해의 경록절에는 ‘2021 경록절 인 더 하우스(in the House) 이번엔 집에서 놀자’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15시간 넘게 생중계될 온라인 페스티벌은 출연진도 상당하다. 장르를 초월했고, 국경을 넘었다. 크라잉넛을 비롯해 윤도현, 잔나비, 조동희, 노브레인, 선우정아, 안예은, 브로콜리너마저는 물론 심지어 힙합 뮤지션인 하이어뮤직의 수장 박재범, 허클베리피, 스월비도 이름을 올렸다. 배우 오정세, 개그맨 박성호 등도 함께 한다. 해외에선 영국 펑크록밴드 섹스피스톨즈의 원년 베이시스트 글렌 매트록, 러시아 밴드 스타킬러즈, 일본 밴드 소온지 등 해외팀도 참가한다. 무려 82팀이 출연한다.

경록절은 단순한 음악 페스티벌을 뛰어넘는다. 이 자리를 통해 설 무대가 많지 않은 후배 인디 뮤지션들의 공연이 열렸고, 선후배가 화합하는 장이 마렸됐다. 특히나 올해에는 더 많은 의미가 담겼다.

캡틴록컴퍼니는 “공연이 멈추며 많은 뮤지션들의 생계도 함께 멈췄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각계각층에서 쏟아지고 있고, 한경록 역시 마찬가지였다”라며 “이번에는 온라인 비대면 공연으로 전환해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장벽을 허물어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출연진들은 각자 자신의 집이나 작업실, 연습실, 혹은 공연장 등 여러 장소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담거나, 또 다른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롤링홀, 네스트나다, 복합문화공간 에무, 제비다방 등 남아 있는 공연장들의 도움이 함께 했다는 설명이다.

캡틴록컴퍼니 관계자는 “ ‘2021 경록절’을 통해 모두 희망을 가지고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상생과 연대의 목소리를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