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진칼에 대표-의장 분리 명문화 제안

한진에도 사모펀드서 '이사진 확대' 등 공세

금호석유 이사4인 임기만료, 조카-숙부 대결

LG그룹, 상사 등 계열분리 안건 의결 예정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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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3월 정기 주주총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기업들의 올해 주주총회 안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면 기업들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속속 확정할 전망이다.

재계와 금융투자업계는 기관투자자의 주주제안 공세를 받고 있는 기업이나 오너 일가 간의 경영권 분쟁 불씨가 있는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021 주주총회 프리뷰' 보고서를 통해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한진과 금호석유화학, LG, 한국앤컴퍼니(구 한국타이어그룹) 등을 꼽았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외부기관의 주주제안을 받았다. 한진칼 지분 10.66%를 보유한 산업은행이 지난 10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보내온 것이다.

한진칼은 2019년까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했지만 지난해부터 조원태 회장이 대표이사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다만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를 명문화하지는 않았다. 산업은행은 이를 아예 정관에 명문화해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산업은행의 등장으로 감시 및 견제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정기 주총에서 새로운 주요 주주가 추천한 인사의 이사회 진입 등을 다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진칼의 계열사인 한진도 사모펀드(PEF)운용사 HYK파트너스로부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관련 요구가 담긴 내용 증명을 받았다. 이사 최대 정원을 8인에서 10인으로 늘리고, HYK파트너스에서 추천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주당 배당금 500원에서 1000원으로 확대 등을 제안했다.

HYK파트너스(9.79%)는 한진의 2대 주주다. 기업지배구조원은 "한진칼과 우호세력인 GS홈쇼핑 등의 총 우호지분율은 약 38% 수준이지만 ‘3%룰’ 적용으로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수가 18%대로 줄어든다"며 "HYK와 격차가 좁혀져 감사위원 선임 안을 두고 치열한 표 대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배당 확대 및 이사진 교체 등을 요구하는 주주 서한을 발송하면서 일찍이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박 상무는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개인으로는 최대주주다.

현재 금호석유의 사외이사 7명 중 4명이 다음달 15일자로 임기가 만료돼 정기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이 예상된다.

박 상무는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과 사외이사 4명의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상무의 주주제안이 현실화하면 현재 10명의 이사진(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중 절반이 박 상무의 우호 인사들로 채워진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국민연금(9.99%)의 의결권이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며 "최근 단기간에 대량의 주식을 매입한 IS동서의 의결권 행사 방향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LG는 다음달 주총에서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곳을 계열분리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약 1% 지분을 보유한 미국 헤지펀드 화이트박스는 "계열사 분사는 가족 간 경영권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므로 주주 가치를 희생시키는 결정"이라며 반대 입장의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원은 "아직까지 LG의 계열분리에 대해 국내 여론의 부정적인 기류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주총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어느 정도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