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한민국에 커다란 상흔을 남기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가 일시적인 생활의 변화를 야기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이제 더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 변화는 국내 산업계에도 여지없이 반영되고 있다. 그런데 각각의 변화를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면 그 변화의 방향이 초면은 아닌 듯하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우리가 이미 목격하던 변화들이 팬데믹으로 가속도를 얻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설명인 것 같다.

이른바 코로나 수혜주로 꼽히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등 이른바 ‘FAANG’으로 불리는 글로벌 테크기업들은 코로나 이전에도 빠른 성장을 구가하며 변화의 선두에 서 있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의 약진은 반도체산업의 호황과 함께 각종 배달앱과 온라인쇼핑의 성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역시 갑자기 툭 튀어나온 변화라기보다 이미 진행 중이던 흐름을 더 빠르게 만들었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초기에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고 오해를 받았던 쏘카(공유자동차)라든가, 킥고잉(공유 킥보드), 카카오택시 같이 성장 초기 단계이던 공유경제 모빌리티 서비스 역시도 ‘비대면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으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공유 킥보드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뉴스룸이 분석한 결제데이터로 볼 때 이미 지난해 10월까지의 기록이 전년도의 4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커다란 충격을 받은 관광업계에서 변화의 속도는 더욱 극적이다. 단체관광의 시대가 가고 개별관광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전망은 코로나 이전부터 충분히 거론돼왔으나 눈에 띄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대략 10여년 뒤에나 올 것이라 여겨졌던 미래를 현재로 가져다 놨다. 동시에 다양한 숙박 생태계가 녹아 있는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이 트렌드의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생태계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 물결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관광산업을 일례로 든다면 “이제 여행 방식은 영원히 바뀔 것”이라는 에어비앤비 CEO 브라이언 체스키의 진단처럼 달라진 관광 트렌드를 읽고 거기에 맞게 한국의 공급 체계를 구축해놔야 한다. 코로나로 막혔던 국경의 문이 다시 열려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시점에 그들이 원하는 종류의 숙소가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관광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산업의 활성화는 여의치 않을 것이다.

모두가 한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사는 세상은 이미 우리 문 앞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코로나는 서서히 열리던 그 문을 활짝 열어젖혔을 뿐이다. 이 변화의 시대를 맞은 많은 기업은 그 흐름을 잡아탈 기회의 창을 열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어떤 부문을 어떻게 진흥시켜야 하는지 올바르게 판단하고 적절한 결정을 내려야만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유지시킬 수 있다. 역사에서 혼돈의 시기는 새로운 질서가 자리 잡는 토양이 돼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