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커머스 ‘출혈경쟁’ 지적

유치자금 한국 집중투자 어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고서를 제출하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지적한 ‘낮은 시장점유율’ 우려를 어떻게 불식했는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의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이 이르면 다음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500억달러(약 55조원)라는 어머어마한 기업가치가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 주목된다. 250억~300억달러(약 28조~33조원)로 추정했던 업계 전망치의 두 배에 이르는데다 쿠팡의 내부 평가(400억달러)도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달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컨피델셜(기밀의) 파일링을 통과한 후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했다. 투자자들은 쿠팡의 지난해 거래액이 약 24조원에 이르는 등 한국의 이커머스 공룡으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점유율이 약 20%에 머문다는 점을 우려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당일 배송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지난해 매출 13조원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달성한 건 사실이지만, 점유율이 높지 않아 향후 치킨게임 지속으로 수익성 개선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투자자들이 꼽은 약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한국을 넘어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비전 대신 한국에 투자를 이어갈 것이란 계획을 내놓았다. 쿠팡의 공모가를 정할 글로벌 기관투자자 등에 보낸 파운더스 레터(창업자의 서신)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한국에 사업이 한정돼 있는데다 한국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다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가겠다는 것이다. 해외 IPO 전문가는 “쿠팡은 이커머스를 넘어 배달, OTT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당연히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진출할 것이란 비전으로 투자자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였다”며 “그러나 밸류에이션을 높게 받기 위해 허황된 목표를 제시하는 것보다 실현 가능한 구체화된 계획을 보여준 점이 쿠팡에 대한 기업가치를 더 올린 격”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