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발전법 등 일정 재개
징벌적 손배제 등 줄줄이 대기
기업 경쟁력 하락 우려 더 커져
김용근 경총 부회장 “무기력”
거대 여당과 정부가 소송을 부추기는 규제 입법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기업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15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통합감독법 제정안)’에 이어 3월부터 징벌적 손해배상제, 유통산업발전법, 집단소송제 등 기업의 자율 경쟁을 해치는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국회는 이번 주부터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한 각 소위 회의 등 의사일정을 재개한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 가맹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와 전자상거래 소비자 보호가 핵심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 상반기 국회 제출을 목표로 소비자 단체의 소송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을 비롯한 6건의 법안을 준비 중이다. 개정안엔 제품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미래의 피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제품 문제에 따른 소비자의 피해 범위를 확대하는 것 외에도 소송 주체로 나설 수 있는 대상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소비자단체를 추가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소비자의 생명·재산상 피해 등 특정 요건을 갖춰야 가능했던 소송허가제를 없애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전면 도입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집단소송법을 모든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손해액의 최대 다섯 배까지 배상하는 제도로 다음달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관련 법안이 소송 남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손실이 큰 상황에서 막대한 소송비용과 영업 기밀 유출 등 경쟁력 상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여당이 최대 세 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규제 법안을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정부의 ‘기업 패싱’ 논란 속에서 경총을 비롯한 경제단체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규제 법안이 나올 때마다 정부에 철회 또는 보완을 읍소하고 있으나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용근 상근부회장이 ‘반(反)기업 법안’ 통과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도 같은 이유로 분석된다. 김용근 부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의 규제 입법을 막지 못해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상철 경총 실장은 “기업규제 강화에 집단소송제 도입,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등 경영 리스크를 증가시키는 규제까지 예정돼 기업들은 향후 불어닥칠 경영상 어려움의 수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을 규제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어 코로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면적인 정책 기조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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