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즐겨보던 노래경연 프로그램이 끝났다. 노래 듣는 즐거움에 더해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나의 평가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비교하는데, 내 평가가 심사위원의 평가와 거의 일치하면서 더욱 프로그램에 애착을 가졌던 것 같다. 참가자 모두 대단한 가수들이었다. 하지만 경연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탈락할 수밖에 없었는데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는 곡을 고르거나, 장점을 드러낼 수 있게 편곡해 노래를 부른 참가자들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나는 이 음악경연 프로그램을 보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선자도 비슷한 기준으로 결정된다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음악경연의 심사위원단 평가는 각 당의 후보 선정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시청자 참여를 통한 평가는 유권자의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면 될 것이다. 문제는 과연 음악경연처럼 투표권을 가진 시민이 후보들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고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가장 좋은 후보를 고르는 기준은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이다. 다만 이번 선거는 임기가 1년 정도밖에 안 돼 많은 공약을 내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도 후보들은 1년이 아니라 4년 내에도 실천하기 어려운 공약들을 계속 발표하면서 시민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서울시정은 시민의 일상과 밀접해 많은 공약이 서로 엇비슷할 수밖에 없어 언어의 변화를 통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 유권자의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음악경연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잘 드러냈던 가수가 좋은 점수를 얻었듯, 무차별적인 공약 제시보다는 자신만의 장점을 드러내고 이 장점을 활용해 서울시정의 변화를 시도해보겠다는 공약을 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정치인의 공약이 선거승리만을 위한 허황된 구호가 아니라 실천을 담보한 시민에 대한 약속이라면 더욱더 많은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보다는 자신만의 강점에 걸맞은 시정 운영 방안을 밝히는 후보가 훨씬 서울시를 이끌고 가는 데 도움이 되는 시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존 맥스웰은 ‘리더십 골드’에서 오리를 독수리처럼 키워내고자 하면 오리와 독수리 모두가 불평하게 되고 결국에는 오리를 독수리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마저 실망하게 된다고 했다. 이는 오리만이 가진 특성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독수리의 특성을 갖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서울시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시장이 각자의 특성이 있으며, 그 특성은 변하지 않는 것을 봤다. 전문가 의견을 듣거나 위원회 등 의견 청취 과정을 거치지만 결국 시장 자신이 가진 특성에 따라 결정됐다. 그래서 유능한 공무원들은 시장을 바꾸려 하지 않고 시장에 맞추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결국 시장의 특성이 좋은 방향이라면 시정이 발전하지만 잘못된 것이라면 시민의 삶은 퇴보하게 된다. 특히 지도자를 하겠다는 분들은 자신의 개성으로 그 자리에 올라갔다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더 변화가 어렵다. 그래서 시민은 더욱 신중하게 후보를 골라야 하며, 후보의 장점이 시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를 판단해 선택한다면 그나마 후회를 덜 하는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홍석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교수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