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상승은 경기개선 기대”
美연준의장 올 6%대 성장 예상
유가 진정…기술주 하락도 주춤
글로벌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졌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의지를 강조하면서 불안감을 누그러뜨렸다. 유럽 주요 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코로나19 봉쇄 완화에 대한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23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66포인트(0.05%) 상승한 31,537.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87포인트(0.13%) 오른 3,881.37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7.85포인트(0.5%) 하락한 13,465.20에 장을 마쳤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미 국채 금리 동향을 주목했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에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미 국채 금리의 빠른 상승이 고평가 기술주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다.
테슬라 주가가 장중 한때 13% 이상 폭락하는 등 핵심 기술기업의 주가가 불안했다. 나스닥은 장 초반 전장 대비 4% 가까이 폭락했고, 다우지수도 360포인트 이상 밀렸다. 나스닥은 장중 한때 지난해 11월 초 이후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기도 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불안을 달래면서 빠르게 낙폭을 줄였고, 일부는 반등에 성공했다.
파월 의장은 상원에서 진행된 반기 통화정책 증언에서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아직 연준의 목표에서 멀다고 평가했다. 그는 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을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란 점을 재차 강조했다. 목표의 달성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물가가 우려할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등 최근 부쩍 커진 인플레에 대한 불안감을 누그러뜨렸다. 시장에서는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 연준도 생각보다 빨리 통화 긴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은 상태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장 초반 1.39% 부근까지 올랐던 데서 파월 증언 이후 1.36%대로 물러났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대체로 양호했다. 콘퍼런스보드는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88.9에서 91.3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91.0보다 소폭 높았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2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전년 대비로는 10.4% 올랐다. 약 7년 만에 가장 강한 연간 상승세다.
다만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2월 제조업지수가 전월 14에서 유지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16을 하회했다.
유럽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코로나19 봉쇄 완화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1% 상승한 6,625.94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도 0.22% 오른 5,779.84로 장을 끝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61% 내린 13,864.81로,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은 0.29% 내린 3,689.10으로 마감했다.
시장은 이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완화에 대한 기대가 교차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스테픈 인네스 악시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회복세 속 모든 주식이 동일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빠르게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강세를 보였던 기술주는 하락한 반면, 은행주는 반등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생산 차질 등으로 급등한 이후 숨 고르기 장세를 나타내며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3달러(0.1%) 하락한 61.6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원유 생산 상황과 다음 주 열릴 산유국 회동 등을 주시하고 있다.
기록적 한파로 미국 중요 산유지 텍사스 등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는 점이 최근 유가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WTI는 전일에는 4%가량 급등했다.
한파에 따른 설비 고장으로 원유 생산이 빠르게 정상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은 탓이다.
코로나19 위기의 진정 등으로 원유 수요도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는 커졌다. 지난 주말 미국의 항공 이용 승객이 연초 이후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이동 수요도 회복되는 조짐이다.
이에 따라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연중 배럴당 75달러로 고점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골드만 앞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6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브렌트유가 3분기에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렌트유가 2분기 중에 일시적으로 70달러에 달하고 올해 연간 평균 6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BOA의 기존 유가 평균 전망치는 배럴당 50달러였다.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원유재고가 감소세를 이어갔을 것이란 기대도 강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48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WTI는 다만 단기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이날은 숨 고르기 장세를 나타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오를 수 있는 여건이지만, 레벨 부담도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손 수석 연구원은 "양호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 등으로 유가가 지지력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레벨에서는 상승이 과도하다는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까지 못 오를 것이란 말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이 레벨은 일부 수요 감소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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