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자유무역협정(FTA) 강국이다. 지난 2004년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미국, EU, 중국 등 주요 시장을 포함한 52개 국가로 FTA 영토를 확장해왔다. 그리고 지난 3월 1일 파나마와 FTA가 발효되면서 중미 5개국과의 FTA가 완전히 발효됐다.

FTA가 발효되면 일부 민감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 상품은 즉시 관세가 면제된다. FTA가 발효되면서 우리 기업에 단기간, 비교적 손쉽게 시장에 진입할 기회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나름의 지정학적 장점을 살려 파나마는 파나마운하, 코스타리카는 관광산업, 과테말라·니카라과는 봉제산업 등을 발달시켜 국민의 삶을 향상해왔지만 아직 1인당 GDP는 평균 7000달러 내외에 머물고 있고, 봉제·식품가공 등 기초 제조업과 열대과일·커피 등 1차산품 수출이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아직 저개발국에 속해 있는 만큼 구매력, 시장 규모의 한계는 있을 수 있지만 한국과는 경쟁구조도 아니고 또 우리 경쟁국 진출도 크지 않아 한국상품 진입에 큰 저항이 없다는 점 그리고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로 주고받을 비즈니스 기회가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한·중미 FTA의 주요 내용을 보면 한국은 중미산 커피와 원당, 섬유의류에 대해 즉각 관세를 철폐한다. 그 결과 파나마에 앞서 FTA를 발효시킨 엘살바도르에서 설탕 수입이 벌써 크게 늘고 있고, 파나마의 게이샤 커피 등 중미의 스페셜티 커피도 한국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다음으로 바나나·파인애플·망고 등 열대과일제품은 5년에서 7년 유예기간을 두고 점차 관세가 낮아진다.

한편 한국산 승용차·승합차 관세가 국가별로 즉시 철폐되거나 점차 낮아짐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함께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알로에 등 한국산 음료, 화장품 등도 FTA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최근 FTA 이외에도 한·중미 교역 확대에 긍정적인 이슈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이 방역모범국으로 부각되며 국가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직접적으로 한국산 진단 키트의 대중미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며, 간접적으로 의료기기·의약품 등에서 한국산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선호 현상은 앞으로 한국상품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 가지 이슈는 2020년 한국의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회원 가입이다. 한국의 CABEI 가입은 가입 자체도 중요하지만 높은 지분율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CABEI 의사결정에 한국이 중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CABEI는 중미국가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개발에 상당한 재원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이 현지 파트너 혹은 현지 정부와 프로젝트를 개발할 때 한국 정부가 참여한 CABEI는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앞으로 중미 프로젝트시장을 우리가 새롭게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김기중 코트라 중남미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