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2차전지 성장주 베팅한 개인투자자
에너지·금융 등 가치주 선택한 기관·외인
경기회복 기대감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에 따른 ‘널뛰기 장세’에 투자자 간의 포트폴리오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2주간 개인투자자(개미)들은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다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성장주를 고집하며 과감하게 베팅을 하고 있는 반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가치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이 최근 2주간(2월 23일~3월 9일) 가장 많이 순매수한 10개 종목 에는 반도체·2차전지 관련주 등 성장주가 집중됐다. 순매수 상위 종목 순위별로 보면 삼성전자(1조원), 카카오(8495억원), SK하이닉스(5694억원), SK바이오팜(5051억원), 삼성SDI(4776억원) 순이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통상적으로 가치주로 꼽히는 은행주·보험주·에너지 관련 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외국인의 경우 KB금융(3371억원), POSCO(2229억원), 신한지주(1793억원), HMM(1394억원) 등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기관투자자의 경우 POSCO(1940억원), 롯데케미칼(1396억원), 신한지주(852억원), 기아차(839억원) 등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크게 변동하면서 경기민감주 및 가치주가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자 이들 물량을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에게 넘기며 성장주를 매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연일 시가총액 상위에 포함된 성장주를 차익 실현하면서 금융·보험·에너지 대표주 등 가치주 위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때 주목받는 가치주를 사들이며 수익률을 끌어 올리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가치주는 현금 흐름이 양호하고 단기적으로 물가 변동의 흐름을 빠르게 반영하기에 경기 회복기에 이익 성장이 빠르게 나타나는 흐름을 보인다.
박제영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기관과 외국인의 경우 기계적으로 시장 흐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향이 있어 금리 변동이 큰 시기에 가치주나 경기민감주를 담게된 것"이라며 "지난해 성장주로 큰 수익을 거둔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이 수익을 봤던 종목을 다시 담게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가 상반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반된 매수 흐름 속에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지만,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게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환율의 변동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변동성에 따른 장세가 지속되면서 위험회피 심리로 환율이 4개월 만에 1140원대로 상승했다”며 “변동성이 큰 장세일 때는 시장 변동에 영향을 적게 받는 종목 위주로 매수에 나서는 게 합리적이다”고 설명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은 외환시장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변동 장세를 조심해야 한다”며 “상승국면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가치주냐 성장주냐 따지기보다는 옥석 가리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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