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단숨에 100조…SK하이닉스 앞질렀다

고평가 논란 속 성장성 두고 저평가 의견도

평가 논란, 혁신에 달렸다…투자 방향 ‘관건’

사진은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게양된 쿠팡의 로고와 태극기. [연합]
사진은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게양된 쿠팡의 로고와 태극기. [연합]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 첫날 100조원의 신화를 쏘아올렸다. 화려한 미국 시장 데뷔 속에서 고평가 논란도 제기되지만 쿠팡의 성장 가능성과 혁신성을 고려하면 100조원의 시장 가치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게 제기된다. 이에 첫 거래일부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투자 열기도 뜨겁게 이어졌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쿠팡은 상장 첫날 공모가에 비해 41.49% 급등한 49.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은 이날 공모가였던 35달러 대비 81.4% 급등한 63.5달러로 첫 거래를 시작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 장 막판에 50달러 선을 내줬다.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로 45억5000만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올해 뉴욕 증시에서 기업공개한 기업 가운데 최고 실적이다.

쿠팡의 시총은 전날 종가 기준 844억7068만달러(95조3336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시장 기준 시총 3위인 LG화학(66조원)과 4위인 네이버(61조원)를 가뿐히 앞서는 규모다. 2위인 SK하이닉스의 시총을 장중에는 돌파하기도 했다.

서학개미들도 쿠팡의 상장에 열광하고 있다.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밤을 지새며 쿠팡 주식 매입에 나섰다. 서학개미인 박모(35) 씨는 “초반에 너무 높아지길래 걱정했지만 다행히 막판에 원하던 가격에 주식을 조금 샀다”며 “분명 투자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지만, 쿠팡의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쿠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주가 매출액 비율(PSR·시가총액을 연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의 5.4배에 달하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아마존(3.4배)보다 높고 알리바바(5.4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쿠팡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배경으로 추정한다”며 “작년 쿠팡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아직 13% 수준에 불과한데 이는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성장 여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액은 코로나19 반사 이익 등으로 전년 대비 91% 급증해 아마존(38%), 알리바바(30%), 이베이(19%) 등 글로벌 주요 이커머스 기업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에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하단은 주가 25달러, 시가총액 425억달러로 제시한다”며 “적자와 경쟁심화를 감안해도 쿠팡 성장성과 확장성을 고려하면 저평가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혁신의 성과가 향후 쿠팡의 주가를 좌우할 전망이다.

쿠팡은 뉴욕 증시에서 조달한 자본을 우선 전국 물류센터 등 인프라 강화에 투자하고 향후 5년간 5만명을 추가로 직고용하는데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의 투자 방향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재평가를 이끌어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계기로 네이버쇼핑의 재평가를 전망하며 목표가를 기존 47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10% 상향 조정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쇼핑의 가치를 기존 20조 8000억 원에서 28조 원으로 34.6% 상향시키고, 쇼핑 부문의 가치 상승으로 네이버의 적정 주가도 52만 원으로 올렸다.

김 연구원은 “쿠팡의 기업공개를 계기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은 가속화되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네이버와 이마트의 쇼핑사업제휴 결정,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등으로 상위사업자들의 인력, 자본력, 물류 등에 기반한 과점 현장이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