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됐다. 일본 대중매체에는 동일본대지진이 남긴 교훈과 변화를 주제로 한 방송과 기사가 연일 넘쳐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에너지 정책이다.
일본은 유럽, 중국에 비해 뒤늦게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말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후 첫 소신표명 연설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실질적 제로로 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2050년까지의 탈탄소 사회실현을 위한 로드맵인 ‘그린 성장전략’도 발표했다. 이 전략은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화석연료가 전기로 전환되면서 50년의 전력 수요는 현재보다 30~50% 증가한다고 예측한다.
일본에서 검토 및 추진되고 있는 탈탄소 사회실현 주요 방안으로 전력 분야는 ▷신재생에너지 최대 도입 ▷원자력 활용 ▷수소 및 암모니아 활용 ▷이산화탄소 회수가 있다. 비전력 분야에서는 ▷제철 과정 석탄의 수소 대체 ▷제로 이미션 차량(ZEV) 보급을 위한 보조금 지원 및 규제 완화를 통한 인프라 확대 등이 있다. ‘그린 성장전략’의 실현을 위해서는 올여름에 수립될 ‘제6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구체적인 시책이 담겨야 한다. 경제계는 정부에 원자력 발전 추진을 명기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원전 사고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돼 원전 증설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유력하다.
이렇듯 동일본대지진은 원전 활용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크게 증가시키지는 못했다. 일본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의 송전망 연결이 어려운 탓이 크다. 송전망 운영이 전력회사로부터 독립되지 않아 전력회사의 화력이나 원자력발전소가 우선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신재생에너지의 낮은 활용도는 여러 면에서 탈탄소 사회실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탈탄소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와 암모니아도 신재생에너지가 전제돼야 한다. 일본은 수소를 생성하는 수전해장치 제조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두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 수소 생성을 위해서는 전기분해 시 사용되는 에너지원이 신재생에너지여야 한다.
다만 일본 상장기업 사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확보, 탈탄소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 증액 등 탈탄소를 판단 기준으로 대형 투자를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탈탄소 대응에 실패하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제도 개선을 통한 신재생에너지를 대량 도입과 비용 저하의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한 부족한 탈탄소 자원을 해외로부터 확보하기 위해 타국과의 관계 수립, 수송로 안전확보, 무역 규범 정비 등 탈탄소 시대 자원전략이 불가결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린뉴딜을 표방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탈탄소 관련 일본과의 협력 모색 등 일본의 새로운 움직임에 따른 기회 발굴과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민정 코트라 도쿄무역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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