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안되면 원금상환
공모투자자 부담 적어
초기투자자 빠른 탈출
유동성 부족 위험요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대세론은 당분간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헤지펀드가 대형 스팩 상장에 잇따라 나서면서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리스크가 적은 구조 때문에 스팩은 미국 월가를 점령했고 헤지펀드가 가장 좋아하는 투자가 됐다.
가장 최근에는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엘리엇이 스팩 상장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준비중인 스팩은 10억달러, 5억달러 등 2개로 알려지고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헤지펀드 업계의 샛별 빌 애커먼의 ‘퍼싱 스퀘어 톤틴 홀딩스’는 지난해 7월 40억달러를 끌어 모아 스팩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조성을 기록했다. 행동주의 투자가로 잘 알려진 대니얼 로엡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 헤지펀드 스타보드밸류 CEO 겸 파파존스피자 회장인 제프리 스미스도 스팩업계의 큰손으로 꼽힌다.
헤지펀드 팔콘 에지는 “투자자들에게 스팩을 투자 우호형 구조로 단점이 거의 없다. 모든 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투자”라고 소개했다. 40억달러의 자산을 굴리는 팔콘 에지의 경우 지난해 43%의 수익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스팩은 바닥이 있는 주식 투자로 불린다. 주가 상승 가능성은 무한한테 비해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스팩은 증시에서 자금 공모(IPO)를 한 후 합병대상을 탐색한다. 합병이 완료되면 대상기업이 재상장하는 구조다. 만약 상장 후 정해진 기한인 2년(한국은 3년)동안 인수합병할 스타트업을 찾지 못하면 투자자들에게 예치금을 반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모당시 모은 투자금의 90% 이상을 금융기관에 현금 예치해야 하며, 예치금에 대해 이자가 지급되기 때문에 합병 불발시에도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가 돌아간다. 주식시장에서 유일하게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종목이라고 볼 수 있다. 알짜 기업만 잘 찾아 인수하면 소위 ‘대박’을 칠 수 있다.
공모가가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스팩의 공모가는 1주당 10달러 안팎으로 투자에 부담이 적다. 무엇보다 공모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게 매력적이다. 미국 증시의 스팩이 기업을 인수합병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은 2018년 평균 17개월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는 평균 3~4개월로 크게 줄었다.
다만 제한된 정보는 스팩의 단점으로 꼽힌다. 스팩주의 합병발표 이전에는 발기인의 경력이나 향후 인수합병에 관한 방향성 등을 개인투자자가 알기 어렵다. 이 때문에 유명세만 보고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이에 시장에 합병 루머를 흘려 주가를 올려 놓은 후 빠지거나, 과대 포장된 기업을 인수해 성장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 등 초기 투자자들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스팬포드대와 뉴욕대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2019년1월~2020년 6월 47개 스팩을 조사한 결과 97%의 헤지펀드가 거래가 성사되기 전에 주식을 팔거나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머나 유명세만 믿고 높은 가격으로 스팩주를 매수했다가 합병이 이뤄지지 않고 상장폐지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낮은 유동성도 위험 요인이다. 일반 주식과 달리 거래량이 거의 없어 만기 이전에 스팩 주를 청산해야 할 경우 거래량이 많지 않아 손해를 감수하고 매도해야 할 수 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전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스팩이 대중에게 공개될 경우 빈껍데기 회사만 검증하게 되고, 스팩을 인수합병을 통한 상장은 각종 검증을 거쳐야 하는 IPO와는 다르다”며 “기업의 가치가 부풀려져서 투자자가 돈을 잃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희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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