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 신도시 취소” 58%
국정 지지도 30%대로 추락
공직 복지부동·주요정책 반기
與는 대통령 지시 패싱하기도
‘LH 투기 사태’ 후폭풍으로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면서 정책추진력이 약화되고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심화되면서 레임덕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관료들이 주요 정책현안에 반기를 들고, 여당은 대통령의 지시를 패싱하는 등 곳곳에서 징후가 포착된다.
15일 리얼미터가 만 18세 이상 500명에게 조사한 결과,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으로 논란이 된 경기도 광명·시흥 지역의 3기 신도시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57.9%로 과반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2.4부동산 공급대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만큼 정책추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관련기사 3·4·5·18면
LH 사태 직격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0%대로 내려앉았다. 리얼미터가 지난 8~12일 전국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2.4% 포인트 내린 37.7%로 나타났다.
레임덕은 임기 말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서 시작되는데 보통 40%대에서 30%대로 떨어질 때 레임덕 신호로 본다. 20%대로 가면 완연한 레임덕 징후로 여겨진다. 지지율 20%대로 떨어지면 공무원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정권 핵심부의 정책에 브레이크를 거는 일이 발생한다. 정권 끝난 다음 뒤탈이 겁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인데 벌써 공직사회에서는 복지부동이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현 정부의 핵심 국정사업인 월성1호기 조기 폐쇄를 수행하다 감사원의 강도높은 감사와 검찰수사를 받고 구속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문제를 두고 기획재정부·법무부·국토교통부가 일제히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추진하는 정책에 부처가 반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절차상 문제가 있는 데도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형법상 직무 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며 반대한 것이 주목된다. 책임질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임기 말 레임덕 현상이다.
레임덕의 징후는 정치권에서도 보인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문제를 두고선 여당 일부 의원들이 문 대통령의 속도 조절론에도 불구하고 추진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임명된 지 두 달도 안돼 사표를 낸 사실이 언론에 거의 실시간으로 알려진 것도,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표를 제출한 것도 항명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다 20조원 가까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올해 첫 추경안 심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원대상에서 배제된 계층의 불만도 폭발하고 있다. 정부가 최악의 고용대란을 방어하기 위해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대책의 연장에 불과하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큰 상태다. 신뢰 상실로 인한 정책 추진력 약화, 공직사회 동요 등의 연쇄적 영향이 우려된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정권 말이라고 하지만 관료사회와 여당이 한꺼번에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것은 이전 정권에서는 좀체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4월 재·보선에서 여당이 완패할 경우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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