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위원회 신설 권한분산 주력
과반수 사외이사로 ‘독립성 강화’
LG가 이사회 역할 강화는 최근 강조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국내 대기업들은 최근 이사회 산하 각종 위원회에 권한을 분산하고, 사외이사 역할에 힘을 실어주는 등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아닌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며 그동안의 관행에서 일찍이 벗어났다.
삼성전자는 2018년 3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한 데 이어 지난해 사외이사인 박재완 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앉혔다. 사외이사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것은 처음이었다. 2017년에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기존 CSR위원회를 거버넌스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사회적 책임 관련 사안 등을 심의하는 역할을 맡겼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지난해 김종훈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며 이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했다. 이사회는 안건 심의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임직원과 외부 인사 등을 출석 시켜 안건에 대한 설명이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산하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이름을 바꾸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한다.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는 지난 2015년 신설된 이후 내부거래를 감시하고,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 역할에 더해 회사의 ESG 정책 및 계획 등을 심의, 의결하는 권한을 추가로 부여받았다.
현대차는 이외에도 등기이사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9년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를 신설했다. 보수위원회는 이사회 규정에 따라 총 인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포스코는 지난 12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김신배 사외이사를 ESG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해 이사회 차원에서 저탄소 정책과 안전·보건 이행사항을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포스코케미칼 역시 지난해 전영순 중앙대 교수를 여성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한 데 이어 올해 사외이사를 2명에서 3명으로 확대했다.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를 구성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C는 이달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산하에 내부거래위원회와 인사위원회,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혁신안을 의결한다. 이번에 신설되는 위원회의 수장은 모두 사외이사가 맡도록 해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
특히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하고,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 및 투자를 심의하도록 했다. 인사위원회는 과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수행했던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더해 사내이사 견제 역할도 맡는다. 최고경영자(CEO) 등 사내이사 평가 및 보상과 CEO 추천권도 갖는다. 역시 위원장은 사외이사가 맡는다.
아울러 기존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만 참여해 준법감시 등 비재무적 감사도 추가로 수행하고, 외부감사인 선임 및 내부감사 담당임원 임면동의 권한도 갖도록 했다.
재계 관계자는 “ESG 중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은 여전히 기업들의 주요 과제”라며 “이사회 개편을 통해 지배구조를 글로벌 수준 이상으로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일·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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