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씀씀이는 늘어나는데, 금리까지 상승
최소 견제장치 재정준칙은 논의 시작도 못 해
그 와중 또 추경…재정절벽 가능성 점점 커진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나랏빚 씀씀이는 커지는데, 국채 금리까지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재정절벽을 마주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최소 안전판으로 평가되는 재정준칙은 아직 국회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국고채 시장은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에 더해 국고채 수급 부담 우려도 일부 작용하면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단기물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금융기관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10년물, 30년물 금리가 한때 역전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나랏빚에 따른 이자부담도 커진다. 이미 발행된 채권엔 영향이 없기 때문에 당장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씀씀이를 줄이지 않으면 세수 상당부분이 의무지출인 이자지출로 나가게 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장기 재정전망’에서 국내 정부 이자지출 증가속도를 연 4%로 분석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성장률과 국세수입 증가율은 1.3%로 봤다. 이자지출 증가속도가 세수 증가속도의 3배 이상이다.
반면, 나랏빚 견제장치인 재정준칙은 국회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공청회 여부도 마찬가지로 결정하지 못했다. 재정준칙을 개정안으로 만들면 공청회는 필요없지만, 별도 법으로 진행하면 공청회 필요성이 생긴다. 주요 재정법 제정은 공청회를 거치는 방향으로 기재위에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놓은 재정준칙은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국가재정법 개정안 형태로 제출됐다. 반면,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 45% 이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중 2% 이하를 유지토록 한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이밖에도 윤희숙안, 추경호안 등 다수 의원들이 발의한 재정준칙이 존재한다.
그러나 재정준칙은 의견교환을 아직 한차례도 하지 못했다. 지난달 기재위에서는 윤희숙안이 소위에 올라왔지만, 정부안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 이번달에는 오히려 대규모 재정지출을 수반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국회 이목이 집중됐다.
상임위 소위심사는 기본적으로 선입선출 원칙이지만, 시급성이 요구되면 순번을 당기기도 한다. 순서대로 한다면 재정준칙은 초여름이 돼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때가 되면 추경은 이미 지급된 이후고, 2차 추경 가능성까지 생긴다.
12월 30일 제출된 정부안 앞에는 500개 이상 법안이 쌓여있다. 윤희숙안은 윤 의원의 1호 법안으로 7월 15일 제출했지만 2월에서야 논의대상에 올랐다. 순서대로 기다린다면 정부안도 최소한 오는 5월은 돼야 검토대상 목록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김 차관은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일부 시장참여자들이 인플레이션 및 양적완화 조기축소 우려 등으로 인해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지난 금요일에는 연준이 시장 일각의 기대와 달리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75%를 한때 상회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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