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000만명 줄어 25억명
‘고소득→중산층’하락 6200만명
“세계 경제서 사례 찾기 어려운 하강”
WB,“亞 금융위기 후 세계 빈곤 첫 증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전 세계 중산층(하루 소득 10~50달러)의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 탓에 20여년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개발도상국 가계의 3분의 2가 소득이 줄었다.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세계은행(WB) 통계를 토대로 18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중산층의 수는 약 9000만명 감소해 25억명으로 파악됐다.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빈곤층은 1억3100만명 늘어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라케시 코차 선임연구원은 “중산층에 대한 통계는 사실상 팬데믹의 영향을 축소해 알려주고 있다”며 “하루 50달러 이상을 버는 고소득층 6200만명이 중산층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글로벌 중산층으로서 위기에 처한 사람이 1억5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분석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다.
코차 선임연구원은 “세계 경제 성장에서 이런 급격한 하강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인도 등 개도국의 빠른 성장 덕분에 1990년대 이후엔 글로벌 중산층이 어김없이 늘어났는데 퓨리서치센터의 추산이 사실이라면 이런 추세가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센터가 2011년 계산한 글로벌 중산층은 세계 인구의 13%를 차지했다. 2019년엔 이 비율이 거의 18%까지 늘었다. 연간 평균 5000만명이 중간 소득 부류에 합류하면서다.
센터는 글로벌 중산층의 수는 인도와 같은 주요국의 경제 회복에 달려 있지만, 연간 6%씩 성장했던 인도의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점 등을 들어 향후 경로가 불확실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팬데믹은 개도국 국민의 소득에 치명타를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WB가 38개 개도국의 4만7000가구(14억명)를 조사해 지난 15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36%가 지난해 실직을 경험했고, 3분의 2가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WB 측은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빈곤이 처음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루키나파소·콜롬비아·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은 부유한 나라처럼 경제적 타격의 부담이 여성·자영업자 등에게 더 가해졌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이 전례없이 과감한 재정 정책을 쓰는 반면 상당수 개도국은 가용 재정이 적어 회복 속도가 느릴 것으로 전망됐다.
WB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선진국은 국내총생산(GDP)의 7.4%를 팬데믹 구제에 썼고, 신흥국가는 3.8%를 투입했다. 저소득 개도국은 이 비율이 2.4%에 불과했다.
WB는 세계 빈곤층의 수가 올해 계속 증가할 걸로 내다봤다.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사는 극빈층을 1억6300만명으로 추정했다. 작년엔 1억2400만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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