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매수한 서학개미…7거래일 8819만달러 순매수
“시장점유율 강력 무기” vs “고평가·차익실현 매물 부담”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1주일 사이 주가가 약 10% 하락하자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국내 투자자(서학개미)들이 쿠팡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가운데 주가 전망을 두고 장밋빛 평가와 고평가를 우려하는 시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쿠팡이 상장된 이후 사들인 주식은 19일 기준 1억5712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은 쿠팡 주식 6894만달러를 팔아, 국내 투자자들이 쿠팡 상장 이후 순매수금액은 8819만달러로 집계됐다. 1주일간 약 1조원을 사들인 셈이다. 이는 전체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의 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서학개미들의 집중적인 매수에도 쿠팡의 주가는 하락 추세다. 쿠팡은 지난 19일(현지시간) 44.8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상장 첫날인 11일 종가(49.25달러)와 비교하면 8.9% 떨어진 가격이자 시초가인 63.5달러에 비하면 29.3% 급락한 주가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1.4% 하락하는 데 그쳤다.
쿠팡의 지난 7거래일의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하락일이 4일로 상승일보다 하루 많았다. 하락폭 역시 최대 8%가 넘은 날이 있는 반면 상승폭은 최대 2%대에 그쳤다. 특히 김범석 의장이 475억 규모에 달하는 클래스A보통주 120만주를 매도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쿠팡의 주가는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자, 쿠팡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 일색이었던 증권가에서도 시선이 점차 엇갈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여전히 쿠팡의 시장점유율을 근거로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시장점유율은 곧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인 만큼 쿠팡의 성장성이 여전히 강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쿠팡의 지난해 거래 규모는 약 24조원으로,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점유율은 15%로 추정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온라인 유통의 사업가치는 단기적인 이익이 아니라 절대적 시장점유율에 있다”며 “절대적 시장점유율을 통해 막대한 고객 트래픽이 확보되면 이들 고객을 기반으로 펼칠 수 있는 수많은 사업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쿠팡이 타 종목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우려의 시선도 상존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가매출비율(PSR)이 1.5배에 달했다는 사실은 최근 글로벌 e-커머스업체들이 총 거래금액(GMV) 기준 0.5배를 인정받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프리미엄을 받았음이 확실해 보인다”며 “한국 유통의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이마트 주식조차도 매출 기준 4배에 달한 적이 없다는 점은 쿠팡 밸류에이션에 대해 약간의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당분간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용 물량이 나올 수 있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쿠팡은 상장한 지 12일이 지나도 주가가 공모가의 33%를 웃돌고 있으면 기관투자자들이 지분 일부를 팔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조항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23일부터 쿠팡의 주가가 46.55달러를 넘어서면 추가 매도물량이 나올 수 있다.
서 연구원은 “쿠팡의 주식을 지금 사도 될지 묻는다면, 결론부터 말하면 이 가격에서 ‘지금은 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라며 “상장을 앞두고 높아진 공모가 밴드로 인한 벨류에이션 논란, 상장 당일의 급등으로 향후 일정 기간 간헐적으로 발생할 차익실현 매물 역시 단기적으로는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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