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호법·실거주규제로
전세가 상승→대출수요 자극
“집값 상승기대도 계속 높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한국은행이 전세 가격 상승을 야기한 주요인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실거주 의무 등 정부 규제를 꼽았다. 전세가 상승으로 전세 관련 보증은 지난해 부동산금융 관련 가계대출의 40%를 차지했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주택임대차시장은 금년 들어 전월세 가격 오름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전반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실거주 규제 강화에 따른 수급불균형 우려 등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담은 내용의 개정안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다. 정부는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개정했지만, 전세매물이 부족해지고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또 집주인이 일정 기간 실거주를 해야 대출, 세제 혜택 등을 주는 규제도 도입했다. 재건축 조합원들에게는 2년간 실거주를 해야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실수요가 아닌 투자수요를 막겠다는 취지였지만, 집주인이 실거주를 하게 되면 세입자는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해 전세 매물을 감소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기준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률은 2019년 마이너스(-) 0.32%→2020년 0.32%→2021년 0.72%로 급등했다.
이에 전세 관련 가계 여신도 급등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금융(가계+기업+금융투자) 익스포저는 2279조3000억원으로 1년전(2067조원)에 비해 212조3000억원(10.3%) 증가했는데, 가계여신 증가액이 89조2000억원 42%에 달하며, 그 중에서도 전세 관련 보증만 35조4000억원(전체 부동산 익스포저의 16.5%)이나 된다.
한은은 “전세 가격 상승 및 거래 증가 등으로 전세자금대출보증 및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수요가 증가한 데 기인했다”고 평가했다.
주거불안과 함께 가계 빚까지 급증한 셈이다.
한은은 주택매매시장에 대해서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안 발표 이후 매수심리가 다소 진정됐지만, 주택가격상승 기대심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집값 불안을 우려했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16.8배로 1년전(13.6배)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는 소득을 한푼도 안쓰고 모을 경우 집을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1년 사이 내집마련에 걸리는 기간이 3년 더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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