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유력했던 이성윤, ‘수사·기소’ 리스크에 점점 멀어져

조남관 대검 차장, ‘한명숙 사건’ 각 세우며 사실상 어려워

文정부 초반 법무부 요직 기용됐던 인사들 발탁 가능성

김오수·이금로·박균택 등 부상…후보추천위 일정은 아직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압축됐던 ‘차기 검찰총장 후보’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막바지 1년과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 임기가 걸쳐 있다는 점에서 현 정권 초기 법무부 요직에 맡았던 ‘올드보이’들을 기용해 안전한 인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회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회의는 일러도 다음주 이후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령인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운영 규정상 회의 개최 3일 전까지 회의의 일시, 장소 및 안건 등을 각 위원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후보추천위원회에서 3, 4명의 후보를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박 장관이 그중 한 사람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국회 인사청문회 등 일정을 고려할 때 차기 총장은 이르면 4월 말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했던 건 이성윤 중앙지검장이었다. 비록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리더십 한계가 노출되긴 했지만 현 정권이 가장 믿을 수 있는 현직 검찰 고위 간부라는 점 때문이었다. 박 장관 취임 직후 단행된 2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이 지검장이 유임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사 무마 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상황이 급격히 달라졌다. 특히 최근 사건이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오가는 사이, 이 지검장의 대면조사 여부를 검찰 안팎에서 주시하는 상황이다.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는 이 지검장은 김진욱 공수처장과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만약 이 지검장이 기소된다면 1년 남은 정권 후반기에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1순위 총장 후보’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검찰 간부는 “청와대도 무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차장도 이 지검장과 함께 유력한 총장 후보군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모해 위증 의혹 사건을 두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박 장관과 맞서는 모습을 보이며 사실상 총장 후보군에서 빠졌다는 이야기가 많다. 조 차장은 지난해 8월 인사에서 대검 차장에 임명된 후 윤 전 총장 징계 국면과 검찰 인사 등 요소요소에서 법무부와 검찰 입장에서 각을 세워왔다. 검찰 내부에선 조 차장에 대한 신망이 두터워진 상황. 일선의 한 검사는 “윤 전 총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이후 검찰 내부가 크게 동요하지 않는 건 조 차장이 버텨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때문에 유력했던 두 사람이 점점 차기 총장 후보군에서 멀어지고 검찰 내 발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 법무부 간부였던 인사들이 기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은 문무일-윤석열로 이어지는 총장 인사 과정에서 사법연수원 5기수를 건너뛴, 사이 기수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법무부 차관을 지낸 김오수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차관 퇴임 후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감사원 감사위원 등 고위직 하마평에 줄곧 이름을 올렸다. 정권의 신뢰를 받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조국 전 장관이 퇴임한 후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이성윤 지검장과 함께 당시 차관이던 김 변호사를 불러 면담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법무부 차관에 임명됐던 이금로 변호사도 하마평에 오른다. 이 변호사는 2019년 개청한 수원고검의 초대 고검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김오수 변호사와 윤 전 총장 임명 인사 과정에서 최종 후보 4인에 포함됐었다.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박균택 변호사도 물망에 오른다. 박 변호사는 2018년 고검장으로 승진한 뒤 윤 전 총장 임명 인사 직후 법무연수원장으로 이동했다. 이후 지난해 1월 검찰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