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수주 내 자체 수요 급증 예상…일시적 조치일 뿐”

세계 최대 백신사 印 SII, AZ 백신 수출 전면 중단 조치

EU “상호주의·비례 원칙 기반 백신 수출 승인 여부 결정”

英·EU “백신 공급 윈윈할 것”…향후 공동성명 이행 미지수

인도가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급 부족 사태를 이유로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코로나19 백신의 수출을 막아섰다. 세계 최대 백신 회사 인도 세룸 인스티튜트(SII)가 위탁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코비실드)의 모습. [AP]
인도가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급 부족 사태를 이유로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코로나19 백신의 수출을 막아섰다. 세계 최대 백신 회사 인도 세룸 인스티튜트(SII)가 위탁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코비실드)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세계 백신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세계의 백신 공장’ 인도가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급 부족 사태를 이유로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코로나19 백신의 수출을 막아섰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공급 부족과 느린 접종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유럽연합(EU)도 코로나19 백신 역외 수출 규정을 강화하고 나서는 등 ‘백신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인도 외교 당국자를 인용, 인도 정부가 자국 내에서 생산 중인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모든 수출을 잠정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외교 당국자는 “향후 수주 내 인도 내부에서 코로나19 자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수출 중단 조치를 내렸다”며 “이는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로 인해 4월까지 글로벌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인도 내에서 최소 1개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이 사용 승인될 것으로 전망되는 5월에는 백신 수출 중단 조치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인도 외교부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8일부터 코로나19 AZ 백신 수출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인도는 세계 최대 수준의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에도 해외 공급 물량이 더 많아 내수에 비해 공급이 크게 달리는 문제에 시달리고 있었다. 인도는 지금까지 전 세계 76개국에 6000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했다.

인도 정부의 이 같은 조치의 영향으로 세계 최대 백신 제조사인 세룸 인스티튜트(SII)가 위탁 생산하는 AZ 백신의 영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수출도 전면 중단됐다. SII 측은 “인도 정부의 요청을 바탕으로 공급 정책을 수립 중”이라고 해명했다.

여기에 저개발국 지원을 위한 글로벌 백신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로그로뇨에 위치한 산 페드로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P]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로그로뇨에 위치한 산 페드로 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P]

이날 EU도 역내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역외로 수출할 때 회원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의 수출 승인 시 제약사들이 기존 구매 합의에 정해진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EU 회원국에 충분히 배송했는지 여부 외에 상호주의와 비례의 원칙에 기반해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수입하는 국가의 코로나19 감염률, 백신 접종률, 백신 공급 상황과 함께 해당국에서 EU로 백신이나 백신 원료 수출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등도 고려 대상이다.

그동안 백신 수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영국과 EU가 같은 날 공동성명을 통해 “윈윈(win-win)하는 상황을 만들고 모든 시민을 위해 백신 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백신 공급 부족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 실제 협력이 잘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