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도변화 예고에도
사전적 시스템 준비 미흡
은행권 “법령 늦게 나와”
하반기에나 정상화 가능
시중은행들이 금융소비자법 시행을 이유로 일부 비대면 대출과 예적금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하지만 덩치가 훨씬 작은 저축은행들은 비대면 서비스를 차질 없이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법령 정비가 늦었다지만, 시중은행들이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변화에도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이 가능해 보인다.
지난 25일 금소법 시행 이후에도 자사 앱을 가진 저축은행은 21개사 가운데 비대면 서비스를 중단한 곳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비대면 거래 플랫폼 개발을 일찍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더 꼼꼼히 챙겨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현재 전자계약 시 계약서와 약관, 상품설명서 전달이 모두 가능하다”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비대면 계좌개설 건 수는 작년 2월 27만 건 대비 올해 2월 70만 건으로 1년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웰컴 저축은행은 모든 거래의 90% 이상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들이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시행에 맞춰 전산시스템 등을 새로 점검하면서 일부 대출 상품 및 예적금 상품 등의 판매가 중단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금소법이 시행된 25일부터 전용 ‘리브 앱’에서 이뤄지던 간편 대출 서비스 등이 중단됐다. 금소법 시행으로 대출 고객에게 약정서를 메일로 발송하는 시스템 등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서비스는 상반기가 지나야 다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 측은 대신 모바일 웹에선 ‘KB스마트대출’ 상품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25일부터 웹에서 ▷신한 마이카 대출 ▷소호(SOHO) CSS사이버론(개인사업자 인터넷 기업대출) ▷중도금·이주비 대출 서류 접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공지능(AI) 채팅상담 시스템인 ‘하이챗봇’을 통한 예·적금 가입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앱 하나원큐와 모바일 웹 ‘하나(HANA)온라인 사장님 신용대출’, ‘플러스 모바일 보증부 대출’ 등 수신 상품도 서비스가 멈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소법 하위 규정이 늦게 나오면서,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도 늦어졌다”면서 “적어도 시스템 점검에 2~3개월은 걸리는데 3월 중순에나 공개가 됐으니, 우선 거래량이 많은 것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1년 전부터 금소법이 예고돼 왔기 때문에, 금융투자업계나 저축은행, 보험 등은 기민하게 대응하며 준비해온 것으로 안다”며 “시중 은행이 오히려 영업 저하를 우려해 눈치만 보고 준비가 미흡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권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통한 상품 신규 판매 등도 중단됐다. 우리은행은 지점 내 ‘위비스마트키오스크’의 수신, 펀드, 신용카드 등 일부 서비스를 중단했다. KB국민은행도 키오스크를 통한 통장 발급 등은 서비스 이용이 안되고 있다.
박자연·홍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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