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문화 겨냥 식기· 수저·식기세척기 등

집쿡 길어지며 고급화된 소비자 수요 겨냥

콧대높은 프리미엄 주방용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국형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발 묶인 지난 1년간 ‘집쿡’을 이어온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제품으로 눈을 돌리자 이 수요를 잡기 위한 것이다.

덴마크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이 물김치 그릇으로 선보인 한식기 ‘오발 딥볼’[로얄코펜하겐 제공]
덴마크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이 물김치 그릇으로 선보인 한식기 ‘오발 딥볼’[로얄코펜하겐 제공]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은 지난 1월 물김치 그릇으로 고안된 한식기 ‘오발 딥볼’을 출시했다. 오발 딥볼은 1인 반상을 기본으로 하는 한식 문화를 반영해, 국물이 있는 김치나 곁들임 음식을 담을 수 있도록 오목하고 깊은 형태로 만들어졌다.

로얄코펜하겐이 한 나라의 특정 음식을 고려해 맞춤형 제품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얄코펜하겐은 앞서 2013년 국, 밥, 찬기 등으로 구성된 한식기 라인을 선보였다. 당시에도 특정 국가의 식문화에 특화된 라인을 출시한 사례는 한국이 유일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여기에 물김치용으로 고안된 오발 딥볼까지 내놓은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한국로얄코펜하겐 관계자는 “연내에 신제품 오발 딥볼의 출시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독일 브랜드 WMF가 한식에 특화된 커트러리로 선보인 ‘크로마간 수저세트’[WMF 제공]
독일 브랜드 WMF가 한식에 특화된 커트러리로 선보인 ‘크로마간 수저세트’[WMF 제공]

독일 주방용품 브랜드 WMF는 한식에 특화된 ‘크로마간 수저세트’를 한국 단독제품으로 선보였다. WMF는 음식이 바뀔 때마다 포크와 나이프를 바꾸는 외국과 달리, 수저 하나로 모든 요리를 먹는 한국의 식문화를 고려해 이번 신제품을 출시했다. 제품 출시까지 1년여 동안 한국 전통의 방짜유기 수저부터 시중에 판매되는 다양한 수저를 연구했다는 후문이다.

크로마간은 은에 가장 가까운 질감을 내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WMF가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길이와 각도, 굴곡까지 고려해 한식에 최적화한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독일의 유명 가전 브랜드 지멘스도 지난해 한국형 식기세척기를 선보였다. 지멘스 식기세척기는 내부가 완전히 밀폐된 상태에서 수분을 응축시켜 최고 70도로 살균 및 건조해주는 열교환 건조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사기나 유리그릇을 손상 없이 건조하고 살균 소독할 수 있는 방식이다. 소음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 위해 일부 모델에는 43dB의 저소음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능도 적용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되는 해외 업체들이 한국형 제품을 출시하며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손이 커졌고, 눈도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집쿡 수요가 늘면서 주방용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조원 규모였던 국내 리빙 시장은 오는 2023년 18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주방용품에 대한 소비자 경험이 쌓이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올해들어 G마켓에서의 주방용품 판매량을 보면 수입 프라이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5%나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수입 조리도구는 110%, 수입 압력솥은 100%나 판매량이 늘었고, 수입 다기세트(50%)와 식기(25%) 등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수입 커피머신도 올해 들어 판매량이 전년보다 128%나 늘었다. 주방용품에서 소비자 취향이 해외 유명 브랜드를 찾는 등 고급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