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탄소 채권엔 불이익

우리는 한은 권한 아냐

금융위 가입해야 실효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글로벌 중앙은행과 금융감독기구들이 금융권의 녹색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정책적 수단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친환경 기업은 우대하고 고탄소 기업에는 담보인정비율을 낮추거나 더 많은 이자를 받는 등의 내용이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이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녹색금융네트워크(NGFS)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녹색금융네트워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한 89개 중앙은행과 금융감독기구들로 구성된 협의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미 2019년 가입했고 금융위와 금감원도 내부적으로 가입을 고려 중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은행 건전성규제를 중앙은행이 아닌 정부 부처가 담당하고 있다. 금융위가 이 네트워크에 가입해야 실효적인 동참이 가능하다.

이 보고서에는 기후 변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 자산매입 프로그램 등이 포함됐다. 중앙은행과 감독기관은 기후 관련 요소를 은행의 신용공여에 반영해 대출 이자율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고탄소 기업이나 시설에는 더 많은 대출 이자를 받거나, 고탄소기업 발행 채권에는 건전성 분류시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방식 등이다.

이 때문에 이미 금융권 전반에서 ESG채권을 잇따라 발행하는 추세이며, 금융지주사 차원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업에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는 선언도 등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앙은행의 자산매입도 기후 리스크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제시했다. 기후 리스크가 낮은 채권을 우선적으로 매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을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 해결에 동원하는 데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조치를 기다리는 것조차 비용’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보고서는 “중앙은행들이 정책적 효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며 신속한 정책 대응을 주문했다.

ECB 이사이기도한 프랭크 엘더슨 NGFS 의장과 독일 중앙은행 이사장인 사빈 모데러는 보고서를 통해 “지금 중앙은행들은 감독과 거시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기후 관련 위험을 반영하고, 이것이 통화 정책과 어떻게 갈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