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부동산 탈피...금융 자산 비중 높아져

“기업 펀더멘털·성장성 장기적 관점서 봐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낳은 초저금리와 막대한 유동성은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열었다. 개인들의 주식 투자 대중화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 동학개미의 열풍 속에 개인 투자자 1000만 시대가 열렸다. 주식 투자는 바야흐로 국민들의 보편적인 재태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연초 이후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세 속에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음에도 개인들의 공격적인 투자 열기는 여전하다. 투자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투자 흐름을 토대로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된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는 계기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법인 2300여 곳의 투자자 수(중복자 제외)는 지난해 대비 48.5% 급증한 919만명으로 집계됐다. 일 년 새 약 300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초 주식투자 열기가 절정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달 기준 개인 투자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개인 투자자들은 과거와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인다.

투자 문화가 크게 달라졌다. 개인들의 대형주 투자 선호 흐름이 뚜렷하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의 투자자 수가 784만명으로 59% 급증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지난해 주주 수는 295만8682명에 달한다. 국민주라는 애칭이 결코 어색하지 않은 수치다. 투자 종목 수 또한 한층 다양해졌다. 투자자 가운데 10종목 미만을 보유하는 이들이 801만명으로 전년 대비 41.8% 늘어나며 전체의 87.2%를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거 코스닥 소형주 투자로 변동성을 즐기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문화가 변화했다는 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고개를 든다. 지난해 증시 상승세 속에서 주식투자의 자신감을 얻었던 개미들이 올해 들어 고위험 투자에 집중하는 흐름을 보이면서다. 대표적인 고위험 상품으로 꼽히는 곱버스(Kodex200 선물인버스2X ETF)의 거래량은 지난달 98억985만주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월간 기록을 세웠다.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 이른바 서학개미들 역시 과감해지고 있다. 올해 게임스탑 광풍 속에서 투기성 종목인 게임스탑과 AMC 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가 대중화의 단계로 접어든 현 시점에 건전한 투자 문화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부동산 자산이 주식시장으로 넘어오는 현 시점에서 부동산 자산과 금융 자산의 균형적인 배분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기대 수익률이 높게 설정해 단기 고수익 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고수익 단타를 노리는 빚투는 장기적으로 오히려 더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며 “예금 금리 수준의 합리적인 선에서 기대 수익률을 설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펀더멘탈과 성장 가능성을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